한경 골프박람회에는 새로운 클럽을 장만하려는 골퍼들로 늘 북적인다. 이들의 고민은 한결같다. '어떻게 하면 몸에 딱 맞는 클럽을 선택할 수 있을까'이다.

골프클럽의 종류는 천차만별이다. 같은 브랜드에서 나온 제품도 초 · 중급자,상급자용,여성용 등으로 나뉜다. 샤프트의 강도와 길이,로프트,전체 무게와 헤드 모양 등이 다양하다. 골프 대리점마다 시타할 수 있는 공간이 있기 때문에 여러 클럽을 직접 휘둘러보는 게 자신에게 맞는 클럽을 고르는 첫걸음이다.

먼저 드라이버를 선택할 때 알아야 하는 사항을 따져본다. 전체 무게,샤프트의 강도 및 길이,헤드 로프트(각도) 등이 주요 변수다. 드라이버 무게는 클럽을 들었을 때 적당한 중량감을 느끼면서 스윙에 부담이 없는 게 좋다. 미국인들이 사용하는 드라이버 헤드는 평균 315~320g,한국을 포함한 아시안 스펙의 드라이버는 300g 안팎,시니어용 드라이버는 290g 안팎이다. 드라이버가 무겁게 느껴지면 더 가벼운 클럽을 찾는 게 좋다.

드라이버 탄도에 영향을 미치는 헤드 로프트도 따져보아야 한다. 로프트는 클럽페이스가 수직을 기준으로 눕혀진 각도.보통 드라이버는 9~12도다. 일반적으로 헤드가 더 세워지면(로프트 각이 작을수록) 볼의 회전이 적고 탄도가 낮아 더 멀리 날아가며 런(구름)도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주말 골퍼들이 로프트 7~9도짜리 드라이버를 사용한다고 해서 무조건 볼이 멀리 날아가는 것은 아니다. 로프트가 낮은 제품을 멀리 보내려면 빠른 스윙 스피드가 뒷받침돼야 한다. 일반 아마추어 골퍼는 10~11도가 적합하다.

샤프트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골퍼 본인의 헤드 스피드에 따라 샤프트 고유의 휘어짐을 뜻하는 '플렉스(Flex)'를 정한다. 샤프트 플렉스는 표기 방법에 따라 크게 다섯 가지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 레귤러(Regular)의 첫 글자에서 따온 'R'.아마추어 골퍼들이 사용하기에 적당한 강도라는 의미다. 레귤러보다 좀 더 강한 게 'S'.스티프(Stiff)라는 뜻으로 스윙속도가 빠르고 거리가 멀리 나가는 골퍼들에게 적합한 샤프트다. 프로골퍼 등 파워히터들이 즐겨 사용한다. 이보다 강한 건 'X'로 주로 장타 대회 출전자들이 쓴다. '시니어 플렉스'로도 불리는 'A'는 레귤러 샤프트가 힘에 겨운 나이든 골퍼들이 이용하면 좋다. 여성을 위한 'L(Lady)' 플렉스는 휘어짐이 가장 크다. 적은 힘으로도 큰 탄성을 발휘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아이언도 드라이버와 비슷한 기준이 적용된다. 헤드 모양,샤프트 강도와 라이각,샤프트 소재 등을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아이언의 헤드 모양은 '머슬백'과 '캐비티백'으로 나뉜다. 뒤가 뭉툭한 머슬백은 육중한 타구감이 특징이지만 미스샷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반면 헤드 뒤에 파인 홈이 있는 '캐비티백'은 무게가 헤드 골고루 퍼져 있어 조금 빗맞더라도 거리 손실이 적고 치기 편하다.

샤프트는 그라파이트와 스틸로 나뉜다. 7번 아이언의 샤프트 무게를 보면 아시안 스펙 그라파이트(남성용)는 평균 385g,미국 스펙은 평균 400g이다. 경량 스틸 샤프트의 무게는 405~415g 정도다. 무거운 클럽은 헤드 스피드를 떨어뜨리고 클럽의 저항이 심해지기 때문에 코킹이 상대적으로 일찍 풀리고 토핑샷이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고수들은 '라이각'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라이각은 클럽 헤드의 바닥면이 지면과 평행을 유지한 상태에서 클럽의 샤프트와 지면의 각도를 말한다. 라이각은 볼의 방향성 탄도 구질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