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등락을 거듭한 끝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 장중 1870선을 밑돌기도 하면서 불안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고, 기관도 장초반 순매수였다가 매도우위로 돌아서는 등 횡보하고 있다.

외국인만이 꼿꼿하게 주식을 사모으고 있다. 강도는 약해졌지만 뉴욕증시의 하락에도 투심은 15일째 떠나지 않고 있다. 순매수 상위업종은 전기가스, 운송장비, 유통업종 등이다. 주식에 대한 수익률 보다는 환율하락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이다.

◆한전·항공·제지 등 환율 수혜株 강세

5일 오전 10시40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1132원을 기록중이다. 환율은 전날 1120원대로 떨어지면서 5개월만에 최저치로 가라앉았지만 이날은 반등하는 모습이다.

환율 반등에도 대표적인 환율 수혜주인 한국전력은 사흘째 오르고 있다. 한국전력은 연료비와 전력구입비의 약 98%인 약 21조원을 달러로 결제하고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항공주들도 상승흐름이고 제지관련 종목들도 상승중이다. 원료인 펄프를 수입하는 만큼 수혜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아세아제지, 동일제지, 한솔제지 등이 상승중이다.

외국계 증권사를 통한 매수주문이 이어지는 등 외국인 투자자들로 추정되는 '사자'세가 몰리고 있다. 이날은 환율이 오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환율이 내릴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같은 환율하락은 계속될까?

김효진 동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원화의 강세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원화 및 아시아 통화의 강세가 추세로 자리잡으면서 강세의 속도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달러 자산 비중 축소는 아시아 자산 매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일본과 한국의 채권 매입이 그 예인데,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진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원화의 강세가 반드시 수출의 악재로만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원화는 주요국이나 아시아 통화에 대비해서 20~30% 낮은 수준"이라며 "현재의 원화의 위치를 감안할 때 원화 강세로 인한 수출둔화를 당장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외국인 유동성 장세 이어질 것"…어떤 종목 주목할까?

이 같이 외국인은 비달러 자산을 선호하는 과정에서 환율 수혜주들을 매수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비정상적으로 급증했던 달러 자산에 대한 정상화(보유금액 감소)과정이기도 하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단기적 순환매 관점에서는 많이 오르고, 고평가된 업종의 비중을 축소하고, 소외되고 저평가된 업종의 비중을 늘리려는 시도가 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경우 정보기술(IT)과 금융 그리고 유틸리티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 환율문제까지 조합해 본다면 IT는 선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창호 현대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동반 랠리라는 이례적 현상은 글로벌 유동성이 얼마나 풍부한 지를 체감할 수 있다"며 "당분간 유동성에 몸을 맡기면서 대형주에 대한 선호는 유지하라"고 전했다. 금과 유가의 추가 강세를 전제로 금관련주와 에너지주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코스닥 종목에 관심을 기울이라는 조언도 있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의 수익률은 유가증권 보다 코스닥 시장에서 더욱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다"며 "이는 투신권의 순매도가 적고 순매수 상위 종목에 대한 매수 집중도가 높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망종목으로는 서울반도체, 게임빌, SK컴즈, 에이테크솔류션, KH바텍, 진로발효, 텔레칩스 등을 추천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