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순환매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돈의 힘으로 지수는 오르지만 막상 내가 보유한 종목은 소외되기 십상이다.

순환매 장세에서 그날 그날 오르는 종목을 따라가다 보면 자칫 비싼 것만 사서 수익률이 떨어지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단기적인 증시 조정에 흔들리지 말고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기본 전략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겨야 할 시점이다.

5일 코스피지수는 0.35포인트(0.02%) 내린 1878.94로 마감, 미세한 조정을 받았다. 장중 1870선이 잠시 깨지기도 했지만 포스코 신한지주 등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뒷심을 발휘하며 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408억원어치를 사들이며 15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이 기간 하루 평균 3423억원씩 총 5조1346억원어치를 매입했다.15거래일 동안 순매수 상위 종목 1∼3위에 삼성전자(4389억원) 포스코(3701억원) 현대차(3189억원)가 오르는 등 시가총액 순위와 거의 비슷하다.외국인이 업종 구분 없이 한국 시장을 사들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가뜩이나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일본 등 선진국들이 경기 부양과 자국 통화 가치 절하를 위해 양적 완화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며 “글로벌 유동성이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 시장으로 유입되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외국인 수급에서 눈에 띄는 것은 순매수 상위 종목 중 시총 비중보다 더 많이 사들인 종목이다.이번 순매수 기간에선 시총 11위 기아차가 외국인 순매수 2824억원으로 4위에 올랐고,14위 LG디스플레이가 2150억원으로 6위를 차지했다.SK에너지도 시가총액은 18위지만 순매수 순위 9위(1739억원)에 랭크됐다.시총 47위 삼성테크윈이 1701억원으로 순매수 규모로는 10위를 차지한 것도 관심있게 지켜볼 부분이다.

밤 사이 미국 증시는 경제지표 호전과 유동성 추가 공급 기대가 반영되며 큰 폭으로 뛰었다.다우지수는 1.80% 오른 10944.72로 장을 마치며 5월3일 11151.8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나스닥지수는 2.36% 오른 2399.83,S&P500지수는 1.58% 상승한 1160.75로 마감했다.두 지수 역시 5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특히 중국 증시가 국경절을 맞아 오는 8일까지 휴장하기 때문에 미국 증시의 영향력은 당분간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자산운용사는 환매 압박으로 주식을 계속 팔아야 하는 입장이다.유동성에 의존해 장이 오르는 순환매 장세가 지속됨에 따라 업종과 종목 선택이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부진했던 정보기술(IT) 주들이 오히려 추가 하락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선점할 필요가 있다는 ‘역발상’전략을 제시했다.신영증권은 지수가 당분간 등락을 반복할 수 있기 때문에 긴 호흡을 갖고 저평가된 업종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대응할 것을 권했다.대형 은행주,건설주,석유·가스주 등이 추천 대상이다.대우증권은 원화 강세 수혜를 받는 음식료·전기가스주와 저평가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된 시멘트,통신주를 단기 투자 유망주로 꼽았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을 처음 발견한 안드레 가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52)와 같은 대학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교수(36)에게 돌아갔다.그래핀은 탄소로 이뤄진 2차원 결정체로 현존하는 물질 중 가장 단단하고 얇은(약 0.2㎚) 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전기도 구리보다 100만배 이상 잘 통한다.지금보다 수백 배 이상 빠른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선 삼성테크윈과 삼성전자가 그래핀 양산 및 제품화 기술을 개발 중이다.지난 5월 삼성전자가 그래핀을 이용한 플렉서블 나노전력발전소자를 개발했다는 소식에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아직 그래핀이 상용화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데다 삼성계열사 외에 실제 그래핀 사업을 진행중인 회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탄소나노튜브사업을 추진중인 업체들은 실체와 상관 없이 관련 테마로 주목받을 수 있다.동진쎄미켐 티씨케이 아이컴포넌트 로엔케이 등이 그래핀을 이용한 탄소나노튜브사업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들이다.

신영증권은 주목할만한 테마로 금융주를 지목했다.오는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오늘 미국에선 유통기업 코스트코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미국 소매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부분으로,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은 주당 0.95센트(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