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미국 재무부가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을 뒤늦게 비난하고 나섰다.미국은 오는 8∼10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 이를 포함한 중국의 위안화 문제 등을 핵심적으로 다룬다는 방침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재무부 고위 관계자가 5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과 관련한 질문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합의에 위배되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일본은 지난달 중순 달러대비 엔화 가치가 달러 당 82엔대로 상승하자 시장에 개입했다.

G20 국가들은 지난 캐나다 정상회의를 통해 일본과 중국을 포함한 무역수지 흑자 국가들이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내수를 성장시켜 세계경제 불균형을 시정하자는 데 합의했다.재무부 관계자는 “그런 합의는 구조적인 정책 문제일뿐 아니라 환율이 시장에서 결정되도록 보장하는 것을 분명히 얘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따라서 IMF가 각국이 그런 합의에 맞는 환율정책을 이행하고 있는지 감시하는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IMF는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현저하게 저평가돼 있다”고 지적해 왔지만 “조작했다”는 꼬리표를 붙이진 않았다.WSJ는 중국 외에 일본 한국 브라질까지 자국 통화의 가치 절상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환율문제가 이번 IMF 총회의 핫이슈로 떠올랐다고 전했다.IMF 총회에는 회원국들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참석한다.

최근 미 하원은 ‘공정무역을 위한 통화개혁’ 법안을 통과시켰다.이는 사실상 중국의 위안화 조작에 보복을 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하원은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25∼40% 절하시켜 자국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높여준다고 보고 있다.하원 법안은 환율 조작분을 불공정한 수출보조금으로 간주해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았다.

미 재무부는 중국의 위안화 절상 속도가 너무 느리고,절상 폭도 너무 작다는 불만을 표시해 왔다.하지만 하원법안에 대한 지지 여부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다음달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위안화 문제를 의제로 올려 지지 세력을 모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