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바이 코리아' 외국인의 4大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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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2년 4개월 만에 다시 1900 고지를 밟았다. 최근 한 달간 외국계투자자들의 전폭적인 '사자' 지원을 받으며 쉼 없이 뛰어온 결과다. 외국인은 9월에만 4조원을, 이달 들어서 전날까지 벌써 1조원 이상을 국내 주식시장에 쏟아 부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들의 투자자금이 단기 성향을 띈 것인지, 장기 성향을 가진 것인지 여부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간 달러 약세에 따른 '유동성 랠리'에서 이제 실적시즌을 맞아 '밸류에이션 랠리'로 연결되기 위해선 매수주체의 성향이 매우 중요해진 탓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강세장을 이끈 외국인들의 특징으로 조세회피지역의 투자자들, 펀더멘털이 아닌 유동성으로 투자한 통화 베팅, 현·선물 차익거래 순매수 금액이 많다는 것, 한국채권 순매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장기성향 보다는 단기성향의 외국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코스피지수 1900 재돌파…外人 한 달간 5조 이상 '사자'
6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1900선을 재돌파했다. 무려 28개월이 걸렸다. 지수는 지난달 첫 거래일부터 이날까지 우상향 곡선을 그려내고 있다. 이번 상승은 외국인의 순매수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이들은 실제 지난달 주식시장에서 4조2000억원, 이달 들어서만 1조1000억원 이상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그간 여의도 증권가는 연말 또는 내년 1분기 중 지수가 2000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회복이 아직 더딘 상황에서 10월초 1900을 돌파하며 급격히 뛰어오를 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했었다. 전문가들은 최근까지도 지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미국의 9월 고용지표와 이달 중순께 중국의 경기선행지표 등을 확인한 뒤 지수의 향방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얘기해왔다.
◆증권가, 外人 실체 파악에 주력…대부분 '조세회피지역 투자자들'
지수는 그러나 지칠 줄 모르는 외국인들의 매수세로 인해 급상승을 지속하자 전문가들은 매수주체인 외국인들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날 '외국인 순매수에 대한 기대감은 낮추어야'라는 제목의 분석리포트를 통해 "이들은 단기 성향의 조세회피지역 외국인들"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실세 9월중 국가별 외국인 순매수는 룩셈부르크(5544억원), 네덜란드(5025억원), 미국(4166억원) 등의 순으로 투자금액이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투자증권은 이 곳에서 '바이 코리아'의 외국인 국적이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케이만아일랜드 등이란 것에 주목했다. 이들 지역은 모두 조세회피지역으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세회피지역의 투자자들은 과거 순매수 성향을 볼 때 연속 순매수 기간이 통상 1개월에서 2~3개월로 연속성이 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들 지역의 외국인들이 한국증시에서 최장 기간 연속 순매수 한 기간은 2009년 3월 이후 6개월간이었다"며 "2010년 5월 이후 조세회피지역 투자자가 4개월 동안 순매도를 보인 뒤 9월 한 달간 순매수를 기록했다는 점을 미뤄 볼 때 외국인들이 계속 순매수를 할 것이라고 기대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현·선물 차익거래 순매수에 매달리고, 유동성으로 통화에 베팅하고
또 이들은 특정 업종이나 종목에 치중하는 투자 패턴을 보이기 보다는 코스피200 이내 덩치가 큰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대해 전반적으로 매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금감원에서 밝힌 것처럼 조세회피지역의 투자자들이 현·선물 차익거래 순매수에 치중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이번 외국인의 매수동력은 펀더멘털(기초체력) 기반이 아닌 유동성에 의한 통화 베팅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SK증권은 '외국인 매수 동력의 진실을 알자'라는 분석리포트에서 "이번 외국인 장세를 이끌고 있는 동력은 달러약세에 대한 베팅"이라며 "주식 베팅이 아닌 통화 베팅"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이번 외국인은 주식보다 채권을 더 많이 사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자산 시장흐름이 현재 '채권약세 vs 주식강세' 국면이 아니라 '동반 강세' 국면이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즉,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지 않은 상황에서 선진국이 통화약세를 노려 수출을 부양하고 있어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SK증권은 "만약 '달러약세 vs 개도국 통화 강세' 구도에 변화가 나타난다면 언제든지 외국인 매수는 약화되거나 역으로 매도로 돌별할 수 있다"고 경계의 시각을 내비쳤다.
허문종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과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급락 및 일본 중앙은행의 금리인하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면서 외국인들이 한국채권 매수에 강도를 높이는 현상에 주목했다.
박 연구원은 "최근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외국인이 올들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낮게 점치면서 한국채권에 대한 순매수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은행이 다음주 금통위에서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외국인의 채권매수세는 먼저 약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들의 투자자금이 단기 성향을 띈 것인지, 장기 성향을 가진 것인지 여부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간 달러 약세에 따른 '유동성 랠리'에서 이제 실적시즌을 맞아 '밸류에이션 랠리'로 연결되기 위해선 매수주체의 성향이 매우 중요해진 탓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강세장을 이끈 외국인들의 특징으로 조세회피지역의 투자자들, 펀더멘털이 아닌 유동성으로 투자한 통화 베팅, 현·선물 차익거래 순매수 금액이 많다는 것, 한국채권 순매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장기성향 보다는 단기성향의 외국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코스피지수 1900 재돌파…外人 한 달간 5조 이상 '사자'
6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1900선을 재돌파했다. 무려 28개월이 걸렸다. 지수는 지난달 첫 거래일부터 이날까지 우상향 곡선을 그려내고 있다. 이번 상승은 외국인의 순매수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이들은 실제 지난달 주식시장에서 4조2000억원, 이달 들어서만 1조1000억원 이상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그간 여의도 증권가는 연말 또는 내년 1분기 중 지수가 2000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회복이 아직 더딘 상황에서 10월초 1900을 돌파하며 급격히 뛰어오를 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했었다. 전문가들은 최근까지도 지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미국의 9월 고용지표와 이달 중순께 중국의 경기선행지표 등을 확인한 뒤 지수의 향방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얘기해왔다.
◆증권가, 外人 실체 파악에 주력…대부분 '조세회피지역 투자자들'
지수는 그러나 지칠 줄 모르는 외국인들의 매수세로 인해 급상승을 지속하자 전문가들은 매수주체인 외국인들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날 '외국인 순매수에 대한 기대감은 낮추어야'라는 제목의 분석리포트를 통해 "이들은 단기 성향의 조세회피지역 외국인들"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실세 9월중 국가별 외국인 순매수는 룩셈부르크(5544억원), 네덜란드(5025억원), 미국(4166억원) 등의 순으로 투자금액이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투자증권은 이 곳에서 '바이 코리아'의 외국인 국적이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케이만아일랜드 등이란 것에 주목했다. 이들 지역은 모두 조세회피지역으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세회피지역의 투자자들은 과거 순매수 성향을 볼 때 연속 순매수 기간이 통상 1개월에서 2~3개월로 연속성이 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들 지역의 외국인들이 한국증시에서 최장 기간 연속 순매수 한 기간은 2009년 3월 이후 6개월간이었다"며 "2010년 5월 이후 조세회피지역 투자자가 4개월 동안 순매도를 보인 뒤 9월 한 달간 순매수를 기록했다는 점을 미뤄 볼 때 외국인들이 계속 순매수를 할 것이라고 기대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현·선물 차익거래 순매수에 매달리고, 유동성으로 통화에 베팅하고
또 이들은 특정 업종이나 종목에 치중하는 투자 패턴을 보이기 보다는 코스피200 이내 덩치가 큰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대해 전반적으로 매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금감원에서 밝힌 것처럼 조세회피지역의 투자자들이 현·선물 차익거래 순매수에 치중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이번 외국인의 매수동력은 펀더멘털(기초체력) 기반이 아닌 유동성에 의한 통화 베팅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SK증권은 '외국인 매수 동력의 진실을 알자'라는 분석리포트에서 "이번 외국인 장세를 이끌고 있는 동력은 달러약세에 대한 베팅"이라며 "주식 베팅이 아닌 통화 베팅"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이번 외국인은 주식보다 채권을 더 많이 사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자산 시장흐름이 현재 '채권약세 vs 주식강세' 국면이 아니라 '동반 강세' 국면이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즉,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지 않은 상황에서 선진국이 통화약세를 노려 수출을 부양하고 있어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SK증권은 "만약 '달러약세 vs 개도국 통화 강세' 구도에 변화가 나타난다면 언제든지 외국인 매수는 약화되거나 역으로 매도로 돌별할 수 있다"고 경계의 시각을 내비쳤다.
허문종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과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급락 및 일본 중앙은행의 금리인하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면서 외국인들이 한국채권 매수에 강도를 높이는 현상에 주목했다.
박 연구원은 "최근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외국인이 올들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낮게 점치면서 한국채권에 대한 순매수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은행이 다음주 금통위에서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외국인의 채권매수세는 먼저 약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