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장중 1900선을 돌파하며 거침없이 내달리자 그동안 부진했던 IT주도 반등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상승 추세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면서도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LED(발광다이오드) 업황이 바닥을 다지고 있어 내년부터 본격적인 상승랠리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6일 "IT주는 미국발 호재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이라며 "그간 IT주가 코스피지수 대비 언더퍼폼(시장 수익률 하회)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서서히 반등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IT주가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진입할 시점은 내년으로 예상했다. 올 4분기까지 IT 업체들의 실적 모멘텀(상승 동력)이 부각되기 어렵고 업황도 내년부터 살아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올 4분기 세트(완성품) 업체의 대규모 가격마케팅은 판매증가를 자극해 재고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세트재고 감소는 LCD 산업의 연착륙 가능성을 높여 내년 1분기부터 LCD 산업은 상승 사이클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D램 업황도 바닥이 멀지 않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최근 LCD 업황이 바닥을 친 사례와 마찬가지로 D램도 연말로 가면서 내년 공급계획에 대한 재조정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는 업황 바닥이 가까이 왔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민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전방산업인 LCD패널과 TV패널의 수요가 살아나면 LED 업황도 내년 1분기부터 다시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반면, IT주의 본격적인 반등세는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도 있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수요가 둔화될 것이란 우려에 IT주가 조정을 받았지만 실제로 수요는 되살아나고 있다"며 "이달부터 다음달까지는 IT주가 코스피지수를 아웃퍼폼(시장 수익률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당장 내일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이 발표된다"며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IT주가 일제히 주목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