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도 아닌데 전셋집을 구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어요. 내년 1월 중순께나 입주 가능한 전셋집도 계약하겠다고 줄을 섰습니다. "(목동 7단지 K공인 관계자)

겨울방학이 시작도 되기 전에 목동 · 대치동 · 중계동 등 서울 인기 학군지역 전세시장이 달아 오르고 있다. 이들 지역은 학군 수요가 많아 봄 가을 이사철보다 학년이 바뀌기 직전인 겨울방학 때 이동이 활발한 게 특징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전세난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로 학군 수요가 일찍 생겨 중개업소마다 전세물건을 찾는 문의가 늘고 있다.

목동에서는 파리공원과 가깝고 영도초 · 신목중 등 인기 학교가 있는 목동 3단지,하이페리온 트라팰리스 등 고급 주상복합 밀집지역 학군에 속하는 목동 7단지 등이 강세다.

주변 중개업소에 따르면 3단지 89㎡ 전셋값은 2억4000만~2억6000만원,7단지 89㎡는 2억5000만~2억7000만원,7단지 115㎡는 3억7000만~4억원으로 보름 사이 1000만~2000만원 뛰었다. 7단지 내 H공인 관계자는 "목동은 주로 겨울방학을 앞둔 11월 말부터 전세 계약이 이뤄지기 시작하는데 요즘엔 전세 수요자들이 일찍 움직이고 있다"며 "매물이 달리는데다 기존 세입자들도 재계약하는 사례가 많아 전셋집 찾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학원 밀집지역인 대치동의 전셋값도 물건이 줄어 강세다. 대치 삼성래미안 125㎡ 전셋값은 지난달 1000만원 상승한 데 이어 최근 1주일 사이 500만원 더 올라 5억6000만~5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대치 현대 85㎡는 500만~1000만원 오른 2억5000만~2억9000만원 선이다.

대치 삼성래미안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추석 전에는 중개업소마다 10개 정도 전세 매물을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2~3개에 불과하고 호가도 많이 올랐다"고 전했다.

'강북 8학군' 중계동의 전셋값도 꿈틀거리고 있다. 입시학원 등이 모여 있는 중계동 은행사거리와 가까운 주공 5단지 79㎡ 전셋값은 1억4000만~1억7000만원으로 한 달 사이 최고 1500만원 뛰었다. 단지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중개업소마다 대기자들이 3~4명 있지만 전세물건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학군 수요가 빨리 형성된다는 것은 전세시장이 그만큼 불안하다는 방증"이라며 "부동산시장은 심리에 크게 좌우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전세시장 안정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