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ㆍ부품 수입은 늘어나
자동차와 부품업체들은 무엇보다 유럽 현지에서 가격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 유럽에 수출하는 국내 생산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FTA 체결을 현지 판촉수단으로 활용하고,관세 인하로 얻어지는 이익을 마케팅 비용으로 돌리는 등 현지 판매 확대에 총력을 쏟을 계획이다.
현대차는 내년 하반기 출시하는 2000cc급 유럽 전략형 중형차(프로젝트명 VF)를 외국 공장이 아닌 울산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인도를 비롯해 다른 해외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는 한 · EU FTA 관세 인하 효과를 볼 수 없어서다.
FTA가 발효되면 1500cc가 넘는 중형차는 현재 10%인 관세가 내년 7월 7%로 인하되고,2012년 4%,2013년 2%로 줄어든 뒤 2014년부터 철폐된다. 시보레 브랜드로 유럽에 수출하는 GM대우자동차도 수출 물량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수출 전략을 재점검하고 있다. 건설장비와 변압기 등 기계류를 수출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북미나 중동 등 다른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입하기 까다로웠던 유럽에서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게 되는 만큼 현지 진출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이번 FTA로 수출이 유망한 품목은 플라스틱과 석유수지,액정디바이스 부품,경유 엔진 등 17종이다. EU가 앞서 있는 고급 소재나 부품,정밀 기계류 수입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