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세계 최고 수준의 녹색기술로 '그린 오션'(Green Ocean)을 개척하기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1980년 유공 인수와 1996년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에너지와 정보통신에서 성장동력을 찾았듯이 미래에는 녹색기술과 관련 연구 · 개발(R&D) 확대를 통해 제3의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SK의 3대 그린 핵심사업은 △신 에너지자원 확보(Energy) △스마트 환경 구축 (Environment) △산업혁신기술 개발(Enabler) 등 '3E'로 요약된다. 핵심 사업 육성을 위해 2020년까지 17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신에너지 7대 중점과제 선정

우선 신 에너지원 확보는 친환경 저탄소형 미래에너지 관련 사업과 해외 자원 확보 등 2개 분야로 나뉜다. 미래 에너지 사업은 2차전지,태양광,바이오 연료로 구성되며 이 분야에 향후 10년간 4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7대 중점 추진과제에는 △태양전지 △해양 바이오연료 △이산화탄소 자원화 △그린카 △수소연료전지 △첨단 그린도시(U-Eco city)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중 태양전지와 2차전지 등의 분야에선 이미 가시적인 연구 · 개발 성과를 내고 있다.

태양전지 분야에서는 현재 SKC가 태양전지용 필름소재 사업에 본격 진출해 있고,SK에너지도 박막 태양전지 원천기술을 개발 중이다. SKC는 최근 태양전지의 핵심 소재인 불소필름과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시트를 동시에 개발 완료하고 수원 공장에서 양산 체제에 돌입했다.

◆첨단 에코도시 신성장엔진으로

'첨단 그린도시(U-Eco city)'도 SK가 공을 들이는 미래 사업이다. SK텔레콤과 SK C&C 등의 정보통신 기술과 SK건설의 친환경 건축 기술,SK에너지 등의 에너지 절감과 폐수처리 기술 등을 함께 묶어 '지속 가능한 미래도시'를 조성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 사업은 각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친환경 에너지 및 정보통신 기술을 결집시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SK는 그동안 SK텔레콤 등이 국내외에서 추진해 온 U-시티(유비쿼터스 도시) 사업에 친환경 녹색기술을 결합한 이 사업을 그룹 차원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키워나갈 예정이다.

SK는 이미 중국 쓰촨성 등지에서 관련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월 SK텔레콤은 중국 최대 건설회사인 중철2국과 손을 잡고 중국 쓰촨성 청두시에 중외합작회사를 공동으로 설립키로 했다. 양사가 합작사 설립을 통해 추진하는 '진마 스마트시티'는 중국 쓰촨성 청두시 진마강 유역 사업 및 주거단지에 IT를 도입해서 지능화된 도시 공간 및 인프라를 구축,운영하는 사업이다. '진마 스마트 시티'가 구축되면 첨단 IT 기반의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도시 운영이 가능해져 거주민 및 방문객은 편리한 도시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기술이 중요

SK는 이들 7대 중점 과제 이외에도 토지 환경오염 정화(SK에너지 SK건설) 바이오디젤(SK케미칼) 풍력(SK케미칼 SK네트웍스 SK E&S) 폐기물자원화(SK에너지) 태양광 발전(SK E&S,SK D&D) 등 여러 분야의 녹색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진행 중이다. SK는 그룹 차원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R&D 전략을 세우는 'SK 기술혁신센터(TIC · Technology Innovation Center)'를 신설했다.

SK 관계자는 "국내에서 성공한 기술과 사업모델,상품을 갖고 중국 사업을 하는 공급자 중심의 안이한 접근 방식에서 탈피해 철저히 수요자,곧 중국 관점에서 중국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최고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TIC가 설립됐다"고 말했다. TIC는 내수시장용으로 그치는 제품 및 서비스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혁신적 기술 기반의 '글로벌 제품'을 발굴하고,그룹 차원의 R&D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