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SH공사가 장기전세주택(시프트) 청약 때 중간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시프트 청약자들은 지구별 · 블록별 · 유형별 경쟁률 정보를 파악하지 못한 채 '깜깜이 청약'에 나설 수밖에 없어 논란이 예상된다.

SH공사는 8일까지 진행되는 강남 세곡,송파 마천,강동 강일2지구 등 1817채의 시프트 청약부터 순위별 경쟁률을 발표하지 않고 접수 종료 후 최종 경쟁률만 공개키로 했다고 6일 밝혔다.

SH공사와 서울시는 시프트를 공급하면서 지난 4월까지는 최종 경쟁률만 공개했으나 5월 공급분은 보금자리주택과 같이 하루 단위로 경쟁률을 공개해 왔다.

SH공사 관계자는 "5월에 실시간 경쟁률을 공개하자 경쟁률이 높은 청약자가 이를 취소하고 낮은 쪽으로 갈아타는 사례가 나타나는 등 부작용이 발견됐다"며 "SH공사가 청약 경쟁률을 조장한다는 민원도 들어와 미공개로 방침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SH공사가 이같이 결정함에 따라 무주택자들의 내집 마련 기회나 선택권이 제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시프트는 강남 세곡,강동 강일2지구,송파 마천 등 관심을 끄는 물량이 많은 데다 주변 전셋값보다 최고 50%나 낮아 청약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강남 세곡 시프트 청약을 준비해 온 회사원 김모씨는 "관심 단지의 유형별 경쟁률을 미리 알면 청약에 도움도 되고 당첨 확률도 높아진다"며 "부작용이 있다면 개선하면 될 텐데 청약과 관련한 중요 정보인 중간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SH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토해양부가 공급하는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경쟁률은 매일 실시간 발표되고,민간 건설사들이 분양하는 단지도 금융결제원을 통해 순위별 경쟁률을 공개하고 있다.

한편 청약 첫날 오후 5시까지 총 7604명이 신청,전체 경쟁률은 4.18 대 1로 나타났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