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아일랜드의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회사인 피치는 아일랜드의 장기국채 신용등급을 종전 'A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향후 신용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도 금융위기가 불거진 지난 7월 이후 아일랜드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피치는 "아일랜드 정부가 금융회사들을 정상화하기 위해 예상보다 많은 추가 비용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경제가 약화되고 재정적자가 더 늘어나면 추가로 등급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30일 아일랜드 중앙은행은 앵글로아이리시은행을 비롯한 주요 은행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은행권의 총 구제금융 비용이 500억유로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올해 아일랜드 재정적자는 올 들어 실시한 긴축재정에도 불구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12%를 넘어설 전망이다. 아일랜드의 지난해 재정적자는 GDP 대비 14.3%로 유럽 국가 중 가장 높았다.

아일랜드는 금융위기 후 막대한 재정적자뿐만 아니라 경기침체로 고통을 겪고 있다. 아일랜드는 지난 2분기 GDP가 1.2% 줄었다. 때문에 올초 유럽 전역을 강타했던 그리스발 경제위기가 이제는 아일랜드발 경제위기로 옮겨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