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ㆍ스마트 주거 혁명] 모두가 탐내는 목조주택…이젠 '에코 하우스'로 탈바꿈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목조주택 '첨단 경쟁'
산 바다 호수 등과 접한 호젓한 곳에 나만의 목조주택을 짓고 사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로망'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비용문제와 화재 취약성 등으로 단독주택 중에서도 목조주택은 소수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었다.
최근 들어선 목조주택이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2005년 신규 단독주택 중 5%에 불과하던 목조주택 비중이 지난해에는 15%까지 늘어났다. 목조주택은 철근 콘크리트 대신 목재를 주요 재료로 사용해 짓는 주택이다. 목조주택이라고 하면 통나무집을 연상하기 마련이지만 내부 골재가 나무일 뿐 외장재는 원하는 대로 변형이 가능하다.
목조주택은 기본적으로 목재라는 친환경 소재로 짓기 때문에 다른 일반 단독주택에 비해 쾌적하다. 내구성과 단열성,습도조절 기능이 뛰어나 외국에서는 철근 콘크리트 주택의 대안으로 일찌감치 떠올랐다. 미국,캐나다,유럽,호주 등에서는 매년 신축되는 주택의 80%가 목조구조다. 일본에서도 연간 25만채의 주택이 목조주택으로 지어진다.
목조주택은 단열 효과가 좋아 냉난방비도 절약할 수 있다. 열전도율이 낮을수록 단열 효과가 좋기 때문에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목재의 열전도율은 콘크리트의 10%,철근의 0.25% 수준이다.
부동산개발업체인 비온후풍경이 경기 용인시 원삼면 일대에 분양하는 타운하우스 '웰가'는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리면서 에너지 절약을 비롯한 첨단 주택의 요소를 모두 넣었다. 비도시지역 전원주택의 가장 큰 문제인 냉난방비는 지열냉난방시스템을 도입해 해결했다.
목조주택 자체가 갖고 있는 뛰어난 단열성능에 더해 이중단열시스템,PVC 시스템창호 등을 적용해 환경친화적인 패시브하우스의 조건을 갖췄다. 세대별 정원과 별도의 텃밭,전용주차장 등이 마련됐다.
단지 중심에는 5164㎡ 규모의 중앙녹지공원과 커뮤니티센터,산책로,퍼팅그린,야외가든,야생화정원,생태연못 등을 조성해 친환경 이미지를 강화했다. 단지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다른 지형적 환경 특성에 맞춘 다양한 주택 유형을 고를 수 있다.
남양주에는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한 4층 높이의 목조주택 단지가 조성된다. 캐나다 목재 및 목조건축 수출 관련 기업인 캐나다우드는 지난 4월 경기 남양주시에 조성 중인 목조 공동주택단지인 '에코빌리지'에서 4층 목조 공동주택 데모하우스를 공개했다. 목조주택은 화재에 취약하다는 점 때문에 국내에서는 높이와 면적에 제약을 받아 2층 이상으로 짓기 어려웠다. 하지만 2005년 화재 안전시설 등을 갖추면 4층 이상으로 지을 수 있도록 건축법이 바뀌면서 대형 목조주택을 지을 수 있게 됐다.
지상 4층 규모 연면적 287.4㎡로 지어진 데모하우스는 단열효과가 높고 태양열전기를 이용한 온수시스템과 지열보일러를 채택하는 등 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톱밥 등 임업폐기물로 만든 연료를 사용하는 펠릿보일러를 갖춰 경유보일러 대비 12분의 1 수준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낮출 수 있다고 캐나다우드 측은 설명했다.
지진에 강한 목조주택도 선보였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지진에 강한 목조주택 '한그린'을 개발해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마쳤다. 목조주택과 한옥의 장점을 결합한'한그린'은 지진에 잘 버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한옥의 기둥과 보 구조를 기본으로 하는 뼈대와 목조주택의 경골 목구조 전단벽체를 합한 복합구조 덕분에 지진으로 생기는 수평하중을 뼈대와 벽체로 나눠 접합부의 강도를 높였다.
기존 한옥이 기둥과 보의 접합성을 높이기 위해 무거운 지붕으로 눌렀던 것과 달리 가벼운 지붕을 얹을 수 있어 지진의 흔들림에도 견딜 수 있다. 이는 1964년 알래스카에서 일어난 리히터 8.4 규모의 강진 콘크리트로 지은 건물들은 무너졌지만 나무로 지은 집은 멀쩡했다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그린 목조주택은 나무를 집의 구조재와 내장재로 쓰기 때문에 탄소저장고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주요 건축자재를 현장에서 조립해 집을 짓는 '프리컷(pre-cut)' 건축방식을 이용해 시간과 돈이 적게 드는 장점도 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