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내 증시는 급등 부담에 대한 경계심리가 확산되고 있어 단기 조정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전날 발표된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실적잠정치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또 외국인의 수급에 영향를 주는 미국 증시가 이틀째 혼조세로 마감한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가 여전한 만큼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하면서도 단기 조정 국면 출현 가능성을 염두에 두라고 조언했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반등한 것이 사실"이라며 "그 과정에서 형성된 과열 부담은 단기 조정에 대한 신호를 계속해서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주가가 상당 부분 오른데다, 3분기 실적시즌이 본격화되는 시점임을 감안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기업실적이나 경제지표 발표가 잇따를 경우 일시적인 조정이 나타날 여지가 더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상향돌파했던 2007년에는 국내 경기선행지수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실적전망도 지속적으로 상향조정되는 등 경기와 실적 모멘텀(상승동력)이 모두 강화되는 시기였다. 반면 현재는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높다는 점을 제외하면, 2007년보다 미흡한 부분이 많다는 판단이다.

지수의 상승으로 펀드환매를 대변하는 투신권의 매물이 증가한 것도 부담이다. 투신권은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307억원의 순매도세를 보였다. 지난 1일 2174억원 이후 줄어들었던 매도 규모가 다시 확대된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519억원이 빠져나갔다. 기간으로는 22일째 펀드환매가 지속되고 있다.

다만 유동성이 지배하고 있는 시장환경의 변화는 없기 때문에 국내 증시의 하락압력을 제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유동성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섣부르게 반대의 길을 걷는 것보다는 수익률 제고를 위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주식을 계속해서 보유하는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뉴욕증시는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에 대한 의구심이 대두되면서 이틀째 혼조세를 이어갔다. 7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9.07포인트(0.17%) 하락한 10948.58을 기록했고, S&P500지수는 0.16% 하락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0.13% 올랐다.

한경닷컴 한민수·변관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