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미 넘치는 'S라인' 여성들 임신도 잘 된다
10일은 대한산부인과학회가 정한 '임산부의 날'이다. 10개월의 임신기간과 풍요와 수확의 달인 10월의 의미를 담아 제정한 기념일이다. 임신 중이거나 출산을 계획하고 있는 임산부는 아이를 담을 그릇인 심신을 건강하게 다져놔야 한다. 임산부의 고령화와 저출산 풍조로 자연출산이 점차 어려워지는 요즘 여성 전문 제일병원이 지난해 1년간 이뤄진 6354건의 분만을 분석한 '산모 인덱스'자료와 전문가 조언을 바탕으로 임산부가 주의할 점을 알아본다.

◆S라인 몸매가 자연임신 잘된다

S라인 몸매를 가졌던 마릴린 먼로는 허리 둘레를 엉덩이 둘레로 나눈 비율(WHR)이 0.7로 최적의 생식능력을 가진 것으로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S라인 몸매는 평평하거나 비만한 여성에 비해 여성생식 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의 수치가 30%나 더 높고 임신확률도 3배 이상 높다.

박문일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WHR이 1을 초과하면 과도한 복부비만과 체지방으로 자연임신이 어려워 진다"며 "예비 엄마는 물론 예비 아빠도 S라인 몸매를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성비만은 과다한 지방조직이 정상적인 성호르몬 대사를 방해하고 체온을 높여 정자생성을 방해한다.

권지영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 중기에는 평소보다 340㎉,임신후기에는 450㎉ 가량 많은 열량섭취가 필요하다"며 "정상 체중(BMI 23 이상~25 미만)인 여성은 임신기간에 14㎏,저체중(BMI 18.5미만) 여성은 16~18㎏,비만여성(BMI 25이상)은 9~10㎏의 체중 증가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체질량지수(BMI)는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다. 산모 인덱스에 따르면 임신 전 과체중(BMI 23 이상~25 미만) 이상이거나 비만이면 46.5%가 제왕절개를 한 반면 정상체중은 34.5%에 그쳐 날씬할수록 제왕절개 비율이 낮았다.

◆산모 고령화로 임신성 당뇨병 증가

산모 인덱스 분석결과 임신성 당뇨병은 2003년 3.7%에서 지난해 4.8%로 늘었다. 임신성 당뇨병은 나이가 많을수록,체중이 증가할수록,출산 경험이 많을수록 유병률이 높아졌다. 지난해 임신성 당뇨병 임신부의 평균 연령은 34세로 정상 임신부보다 2살 많았다. 또 과체중 임신부의 당뇨병 발생 빈도는 11.5%,비만 임신부는 16.6%로 정상 체중의 4.6%보다 월등히 높았다.

김성훈 관동대 제일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는 사회분위기에 따라 임신부의 연령이 올라간 게 가장 큰 원인"이라며 "맞벌이 여성이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전업주부가 홀로 집에 오래 있다보면 폭식을 하거나 단 인스턴트 식품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과체중과 당뇨병이 유발되는 경향도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갑상선기능저하 태아 지능 저하 불러

신진대사와 체온상승을 촉진하는 갑상선호르몬은 태아에게 뇌 · 골격 · 근육 발달을 촉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뇌는 임신 초기 태아 때부터 형성되기 시작해 유아기에 완성된다. 태아는 임신 12주가 지나야 자체적으로 뇌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갑상선호르몬(T4)을 합성할 수 있어 그 전에는 태반을 통해 산모로부터 갑상선호르몬을 전달받아야 한다. 산모가 자신이 갑상선기능저하증에 걸린 줄 모르고 방치하면 태아가 정신발달 지체에 빠질 위험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5배 높아지고 평균 지능지수(IQ)는 100으로 평균 IQ인 107보다 떨어지게 된다.

권지영 교수는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인한 피로와 졸림,이유 없는 체중증가 등은 임신과 증상이 비슷해 자각하기 쉽지 않다"며 "임산부 100명 중 두세 명은 증상 없는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1000명 중 두세 명은 증상이 나타나는 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에 걸릴 확률이 있어 혈액검사를 해보고 필요하면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방치하면 5년 내에 현성으로 악화될 수 있고 그 자체로 태반박리 조산 신생아호흡불안 등을 유발할 위험성이 높아진다.

◆염색체 이상 임신중절 신중해야

지난해 제일병원 산부인과 외래에서 태아염색체 검사를 받은 산모 1777명 중 염색체 이상이 있는 경우가 107건으로 6%를 차지했다. 이 중 다운 · 에드워드 · 파타우증후군과 같이 염색체 개수가 정상보다 많거나 적은 경우가 67건(62.6%),염색체 형태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40건(37.4%)으로 나타났다.

35세 이상 고령임신 때문에 검사한 산모 1245명 중 55명(4.4%),가족력 및 염색체 이상 경험 때문에 검사한 92명 중 23명(25.0%)에서 태아염색체에 이상이 나타났다. 또 초음파 검사 중 관찰된 태아 이상 소견으로 검사한 334명 중 38명(11.4%),모체혈액 선별검사에서 이상이 나온 299명 중 11명(3.7%)이 태아염색체 이상 결과를 보였다. 이 병원 박소연 유전학연구실장은 "염색체 이상 종류에 따라 태아의 정신 및 신체발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다양한 검사기법으로 그 여부를 조기에 확인할 수 있다"며 "기형아를 낳을까봐 지레 겁먹고 조기에 낙태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