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재협상은 자칫 미국 위한 판깔아줄 우려
당내 특위보다는 의원총회끝장토론 통해 당 입장 확고히해야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은 7일 당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한·미 FTA와 관련,“재협상에 나설 경우 미국측에 퍼주는 판을 깔아주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정동영 천정배 의원 등이 주장하는 독소조항 제거를 위한 재협상론에 확실한 반대입장을 밝힌 것이다.전당대회때보다 선명한 입장표명으로 정 최고위원이 앞으로 주요 정책에 대한 색깔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전망이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시 산업부 장관으로서 누구보다 한·미 FTA과정을 잘 아는데 현재 상황은 미국이 우리에게 양보를 받아내기 위해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인데 우리가 응할 필요가 있느냐”며 “야당 입장에서는 재협상 반대를 강하게 주장하면서 재협상시 아예 FTA협상을 반대하는 전략으로 나가야 우리 당국이 미국과의 협상장에서 발언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천 최고위원이 한미FTA 합의사항중 투자자 국가제소(ISD,외국인 투자자가 투자유치국의 협정의무 위반 등으로 피해를 입을 경우 해당 정부를 상대로 국제 중재기관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제도)를 독소조항으로 들어 재협상를 요구하는 입장과 확실히 선을 그은 것이다.

정 최고위원은 “미국의 공식으로 재협상을 요구하기 전까지 우리가 섣불리 움직이기보다는 한·EU FTA체결 등 외부요인을 통한 압박으로 미국의 요구에 대한 우리의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손학규 대표가 이날 FTA 관련 당내 특별위원회 구성을 주장한데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운 특위보다는 의원총회에서 끝장토론을 통해 이에 대한 당의 입장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