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87)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1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화장실에 들어간 황씨가 오랫동안 나오지 않자 경호요원은 확인을 위해 화장실로 들어갔고, 숨져 있는 황씨를 발견했다.

황씨는 국정원 요원의 특급 경호를 받아왔으며, 황씨의 자택에는 외부 침입의 흔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황씨가 평소 지병이 없었던 점과 정황을 미뤄 심장마비 등으로 숨졌을 것으로 판단, 정확한 사인 파악을 위해 부검을 할 예정이다. 황씨의 시신은 현재 경찰병원으로 옮겨진 상태다.

황씨는 그 동안 남측으로 망명한 북측 인사 가운데 최고위급으로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당 국제담당 비서 등을 맡아왔다. 1997년 2월 베이징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망명을 신청, 필리핀을 거쳐 입국했다.

1923년 함경북도에서 태어난 황씨는 김일성 종합대학을 거쳐 1949년 모스크바종합대학에서 마르크스-레인주의 철학을 공부했다.

1954년 김일성종합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김일성 사상을 주체사상으로 집대성하며 '주체사상의 아버지'로 불렸다.

1970년 당중앙위원, 1980년 당비서, 1984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1987년 사회과학자협회 위원장 등을 역임햇다.

하지만 황씨는 한국으로 망명한 이후 줄곧 북한에 직설적인 쓴소리를 던지며 체제문제를 비판해왔다.

황씨는 2006년 12월에는 빨간 물감이 뿌려진 자신의 사진, 손도끼와 협박편지가 든 우편물이 그의 앞으로 배달되는 등 지속적인 살해위협을 받아왔다.

지난 4월에는 황씨를 살해하라는 지령을 받고 북한에서 남파된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소속 간첩 2명이 체포돼 구속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경호팀은 황씨를 24시간 밀착 경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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