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회복의 최대 관건은 '고용'과 '주택'시장이다. 그런데 두 시장 모두 상황이 쉽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추가로 돈을 풀 것이란 기대가 한층 높아진다. 이런 기대감은 지난 주말 다우지수를 11,000선 위로 끌어올렸다. 지표가 나쁘게 나온 덕분에(?) 증시가 급등하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부진한 일자리,FRB 돈풀기 전망 굳혀

미 노동부는 지난달 9만5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지난 주말 발표했다. 노동부는 정부가 채용한 임시직 근로자인 인구 센서스 조사원들 상당수의 계약이 만료된 데다 민간 부문 고용 확대가 예상보다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민간 부문 일자리는 6만4000개 증가에 그쳤다. 전달의 9만3000개보다 증가 규모가 축소됐을 뿐 아니라 전문가들의 추정치인 7만5000개에도 못 미쳤다. 다만 실업률은 9.6%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런 고용지표 악화는 FRB가 채권 매입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완화'에 추가로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키웠다. 덕분에 다우지수는 0.53% 오른 11,006.48에 마감했다. 다우가 11,000선을 넘은 것은 지난 5월3일 이후 5개월여 만이다. 장중엔 11,032까지 치솟았다.

◆주택압류 중단 확대,장기적으로는 악재

주택시장도 금융사들의 주택압류와 관련한 문제로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부실한 자료와 서류를 근거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압류 절차를 진행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미국 내 50개주 전역에서 주택압류 절차를 중단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BOA는 앞서 주택압류를 위해서는 법원의 승인을 받아야만 하는 23개주에서 압류 절차를 중단했다. BOA뿐 아니라 JP모건체이스,앨리파이낸셜 등도 최근 23개주에서 주택압류 절차를 중단한 바 있다.

CNN머니에 따르면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융사들의 주택압류 절차 중단이 일시적으론 주택 가격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낳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주택시장 침체를 장기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당장은 저가 공급 물량이 줄어 주택시장이 회복되는 듯한 '착시효과'를 낳겠지만 결국은 부동산시장의 구조조정을 지연시켜 오히려 주택시장 침체가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내년과 2012년에 뒤늦게 압류된 주택들이 대거 밀려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