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위(속)에 볼이 멈추면 그대로 치든가,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하는 수밖에 없다. 노승열이 지난 10일 한국오픈 최종라운드 중 나무 때문에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하고 보기 끝에 우승을 놓치자 '황당 샷'에 대한 얘기가 화제로 떠올랐다. 올해 세계 골프투어에서도 이런 일이 많았다.

◆미켈슨도 나무 때문에 손해=1월 미국PGA투어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 때 필 미켈슨의 티샷이 유칼리나무 쪽으로 날아갔다. 한 갤러리가 나무에 올라갔으나 찾지 못했다. 미켈슨은 다급한 나머지 나무를 흔들어 볼을 떨어뜨리려고 했으나 실행하지는 못했다. 결국 분실구 처리를 했고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같은 대회에서 리안 파머도 나무에 들어간 볼을 찾지 못해 보기를 했다.

◆프로도 헛스윙에 투터치=양용은은 연초 SBS챔피언십에서 러프샷을 하다가 헛스윙하고 말았다. 클럽이 볼 밑을 지나가버린 것.칠 의도가 있었기 때문에 1타로 계산됐다. 페테르 한손은 유러피언투어 마요르카오픈 때 그린 주변에서 칩샷을 하다가 클럽이 볼을 두 번 맞히는 사고가 있었다. 이른바 '투터치'로 1벌타가 부과됐는데도 그는 연장 끝에 우승했다.

◆내가 친 볼이 내 몸에=팀 윌킨슨은 소니오픈 때 도랑에서 쳐낸 볼이 바위에 부딪친 후 되돌아와 자신의 몸(쇄골)에 맞았다. 당연히 1벌타를 부과받았으나 그는 더 큰 부상을 우려해 기권했다. 크리스 카우치는 워터해저드 옆 바위에 부딪친 볼이 세 번 바운스 후 그린에 오르는 행운을 얻었다. 짐 퓨릭은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때 잘 맞은 어프로치샷이 깃대에 정통으로 맞고 그린 앞 물에 빠져버리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클럽에 금이 갔어요=헌터 메이헌은 피닉스오픈 도중 드라이버에 금이 간 것을 발견한 뒤 경기위원에게 신고하고 여분의 클럽을 가져오게 해 다음 홀 티샷을 이상없이 했다. '주부 골퍼' 줄리 잉스터는 세이프웨이클래식 때 플레이가 지체되자 몸을 풀 요량으로 9번아이언에 도넛 모양의 '웨이트 추'를 끼워 스윙연습을 하다 실격당했다. 라운드 중 원조가 될 수 있는 물건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규칙 14-3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프로도 섕크를 내나요=트랜지션스챔피언십 때의 일.퓨릭이 러프에서 한 샷이 45도 각도로 빗나갔고 최경주 옆을 휙 지났다. 최경주는 "달이 지나간 것으로 알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앤드루 맥라이는 셸휴스턴오픈 때 티샷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자 무벌타 드롭 후 파를 세이브했다. 폴 케이시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 때 9번아이언 어프로치샷이 여성 갤러리의 머리를 맞혀 피를 흘리게 했다. 타이거 우즈도 메모리얼토너먼트 4라운드에서만 티샷이 세 번이나 갤러리를 맞히는 불상사가 있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