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한 비상장기업을 인수·합병(M&A)하기 위해 설립된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 SPAC)들의 주가가 최근 연일 급상승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국내 스팩 1호(대우증권스팩)가 증시에 진출한 지 6개월이 지나면서 인수대상기업의 성격이 드러나는 등 M&A 가시권에 진입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법인세법 개정으로 내년부터 모든 스팩이 상장과 동시에 M&A를 진행할 수 있게 돼 그 속도도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11일 동양밸류스팩은 전날보다 150원(1.45%) 오른 1만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HMC스팩1호는 2.36%, 한국스팩1호는 1.84% 상승했다. HMC스팩1호는 8거래일째, 한국스팩1호는 10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대신증권그로쓰스팩은 1.46%, 교보KTB스팩은 1.37% 올랐다.

복진만 SK증권 연구원은 "법인세법 개정으로 내년 1월1일부터는 모든 스팩들이 상장과 동시에 M&A 대상기업을 물색하고 합병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며 "M&A를 위한 이사회서부터 합병등기까지 3~4개월은 걸리니 정황상 각 스팩사들이 서둘러 M&A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에는 합병시 과세문제로 사실상 상장 후 1년간 합병이 제한됐었다. 지난 3월 대우증권스팩이 국내 증시에 첫 상장됐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스팩을 통한 M&A가 급물살을 타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다.

그는 "M&A에 성공한 첫 스팩주라는 상징적 의미를 갖기 위해 각 스팩 기업들은 M&A를 서두르려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스팩주는 M&A를 통해 기업가치를 올리기 때문에 주가가 상승세에 있다고 해서 뒤따라 투자에 나서는 것은 자칫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복 연구원은 "스팩의 주가가 오르면 피인수 기업의 합병 후 지분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피인수 기업에서 합병을 꺼릴 수 있다"며 "주가와는 반대로 스팩 기업의 인수 가능성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발기주주나 경영진의 M&A 경험이 풍부하고, 공모가 대비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은 히든챔피언제1호스팩, 대우증권스팩, 우리스팩1호, 동양밸류스팩, 신한스팩1호 등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