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물가연동국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물가연동국채는 투자원금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뒤 그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으로,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꼽힌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년 만에 발행이 재개된 물가연동국채는 지난 6~9월 넉 달 동안 총 8650억원어치가 시장에 풀렸다. 10년만기 국채 발행액의 20% 한도 내에서 발행되는 물가채는 이달에도 최대 2200억원이 신규 발행될 예정이다.

물가채 인기가 치솟았던 지난 6~8월과 달리 지난달에는 금리가 내려가면서 발행 규모가 1130억원으로 한도(2690억원)에 크게 못 미쳤다. 하지만 이달에는 물가상승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되살아나 발행 물량이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손민형 대우증권 소매채권영업팀장은 "채권 금리가 갑작스레 떨어져 한동안 발행이 뜸했지만 물가상승 속도가 금리인상 속도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자 상당수의 '큰손' 투자자들이 채권 매입을 다시 검토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장기는 물론 단기 투자매력도 뛰어나 지금이 물가채의 투자 적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10년만기 물가채(연 1.7%)와 국고채(연 4.0%) 간 금리차가 2.3%포인트로 물가 상승률 예상치인 3%보다 낮다"며 "이는 같은 금액을 투자할 경우 원금 증가효과로 물가채 수익률이 더 높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향후 10년간 물가가 매년 3% 오른다고 가정할 경우 물가채 1억원을 만기까지 보유한 투자자는 총 6687만원의 이자(세전)를 손에 쥐게 된다. 이는 3990만원인 국고채 투자수익을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늘어나는 원금에 대한 이자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 세후 수익률도 물가채가 훨씬 높다는 설명이다.

염상훈 SK증권 연구원은 "물가상승률이 채권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어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내달에나 반영된다"며 "지금 채권을 매수하면 이자를 제외한 원금만 한 달 새 1.3% 이상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만기까지 보유하지 않고 내달 차익실현을 해도 연 환산 수익률이 연 9.7%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염 연구원은 "지금은 국채에 수요가 몰려 가격이 더 크게 오르고 있지만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질수록 물가채의 가격 오름폭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