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샤오촨 중국인민은행 총재(사진)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 저우 총재의 말을 인용해 "앞으로 최소 2년간 중국의 물가상승률이 3%를 웃돌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급격한 긴축이나 위안화 절상 가능성을 배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중국이 성장 기조를 뒷받침하는 탄력적 통화정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는 것을 다시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우 총재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총회에서 "통화정책으로 인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따라서 인플레를 잡기 위해 서둘러 다른 조치를 취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위안화 가치 역시 당장 급하게 올려야 할 이유가 없다"며 "환율은 인플레와 성장 그리고 고용과 같은 펀더멘털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위안화를 절상시킬 것이란 일각의 지적에 따르지 않겠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그는 특히 환율을 둘러싼 최근의 논쟁은 10가지 약초를 섞어 1~2개월 뒤 효과가 나타나도록 병을 다스리는 중국식 치료제와 하룻밤 사이에 병을 공격하지만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서양식 약제 간의 대결과도 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저우 총재는 "4조위안(약 680조원)의 경기부양 자금이 투입됐다면 물가상승 등 부정적 영향이 따르는 것은 피할 수 없다"며 "중국 경제가 당면한 문제는 집값이 너무 빠르게 오르는 것으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집값을 잡아나갈 것" 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에서는 부동산 과열 우려가 커지자 최근 상하이시에 이어 닝보시가 '1가구 2주택'을 금지했으며 광저우시도 비슷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광저우일보가 이날 보도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공상은행과 건설은행 중국은행 농업은행 초상은행 민생은행 등 6개 은행에 이번 주부터 2개월간 한시적으로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상하도록 지시했다고 신랑재경 등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인민은행은 올 들어 3차례에 걸쳐 은행 지준율을 15.5%에서 17%로 올린 데 이어 차별적으로 지준율 인상을 적용한 것으로 금리인상과 같은 고강도 긴축보다는 점진적인 긴축절차를 밟고 있다는 분석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