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면 2040년 대한민국은 1%대의 심각하고 구조적인 저성장 늪에 빠진다. '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가 지난해 6월 작성한 '미래비전 2040'이라는 내부 보고서에는 이런 내용이 담겼다. 위원회는 30년 뒤 한국의 사회 · 경제구조가 어떻게 변할지,국가발전 전략을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지를 담은 이 보고서에서 2000년대 연평균 4.2%였던 성장률이 2020년대에는 2.8%로 떨어지고 2030~2040년에는 1.7%까지 하락할 위기에 빠졌다고 경고했다.

한국이 안고 있는 근본 문제에 대한 진단은 미래기획위원회 보고서를 포함해 이미 여러 차례 나왔다. 문제는 구체적인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지속 가능한 경제를 담보할 잠재성장률 문제를 고민하기보다는 양극화 해소,상생 등 분배 문제에 치중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창간 46주년을 맞아 '잠재성장률 2%포인트 높이자'는 화두를 내놓은 이유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지난해 이미 3%대 후반으로 하락했다는 것이 대다수 연구기관들의 분석이다. 2030년대 이후에는 성장이 멈출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와 있다. 이런 상황을 방치한 채 양극화 해소와 상생만을 논하는 것은 사상누각이라는 것이 한경의 판단이다.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은 "선진국들이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에서 3만달러까지 올라가는 데 걸린 기간은 평균 6~9년"이라며 "이 정도 기간에 한국이 3만달러 시대에 진입하려면 잠재성장률을 2%포인트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은 각 분야 전문가들과 경제연구기관들의 자문을 얻어 잠재성장률을 2%포인트 끌어올리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이민 100만명을 받아들이고 △대학 구조조정과 함께 한국판 이튼 칼리지 150개를 만들며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을 전면 허용하고 △서해안 경제자유구역에 카지노타운 3개를 만들며 △중(中)규직(유연 근무) 일자리 20만개를 만들고 △부품 · 소재 히든챔피언 300개를 키우며 △남북 경제특구를 5개로 늘리라는 7가지 정책 제언이다.

이 정책들을 제대로 추진하면 일자리가 늘고 투자 활성화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생산성이 높아져 분배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한경의 판단이다. 언젠가 현실로 닥칠 통일에 대비할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 잠재성장률 2%포인트 높이려면

1. 이민 100만명 받아들이자

2. 대학 30% 없애고 한국판 이튼 칼리지 150개를 만들자

3.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전면 허용하자

4. 서해안 경제자유구역에 카지노타운 3개 만들자

5. '중(中)규직' 일자리 20만개 만들자

6. 부품 · 소재 히든챔피언 300개를 키우자

7. 남북 경제특구 5개로 늘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