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투신권의 매도세에 밀려 동반 하락했다. 투신권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292억원과 5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장중 기준으로 연중 최고가를 다시 썼던 코스피지수는 사흘째 하락했고, 코스닥지수도 500선 회복이 또 좌절됐다. 환율은 하루만에 하락해 다시 1110원대로 내려왔다.

11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16포인트(0.38%) 내린 1889.91로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지난 주말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가 5개월 만에 1만1000선을 회복했다는 소식에 오름세로 시작했다. 장중 한때 1909.01까지 오르며 1910선을 넘보기도 했다.

그러나 투신권이 정보기술(IT)업종을 중심으로 매물을 쏟아내자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서 1885.08까지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투신권이 129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기관은 1871억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852억원, 923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의 방향을 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은 19거래일째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연속 순매수일 기준 사상 세 번째로 긴 기간이다. 전체 프로그램은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가 모두 매수 우위로 2397억원의 순매수였다.

업종별로는 등락이 엇갈렸다. 전기전자와 화학업종은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에 하락했다. 반면 기계 전기가스 건설 운송장비 등은 상승했다.

IT주들은 실적부진이 4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려에 낙폭이 컸다.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테크윈 삼성SDI LG이노텍 등이 2~4%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신한지주는 라응찬 회장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 통보를 받았다는 소식에 2% 이상 밀렸다.

반면 자동차와 차부품 관련주는 실적 기대감에 올랐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1.56%, 2.72% 상승했다. 새론오토모티브는 가격제한폭까지 뛰었고, 상신브레이크도 14% 이상 급등했다. 만도 화신 에스엘 한일이화 현대모비스 등은 3~5%의 강세였다.

이날 상한가 7개를 포함한 385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5개 등 442개 종목은 하락했다. 63개 종목은 보합을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대비 0.28포인트(0.06%) 내린 496.80을 기록했다. 장중 500.35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기관의 '팔자'세를 이기지 못하고 하락반전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6억원, 109억원 순매수였다. 외국인은 8거래일째 매수우위를 보였다. 기관은 108억원 매도우위를 보이면서 시장을 약세로 끌어내렸다.

오락문화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이날부터 정리매매에 들어간 올리브나인이 95% 넘게 급락했기 때문이다. 제약업종은 셀트리온이 3% 하락하면서 약세를 보였고 컴퓨터서비스, 정보기기 등 기술주들이 하락했다.

반면 자동차 부품주들이 포함된 운송장비·부품 업종은 3% 가까이 상승했다. KB오토시스가 8% 이상 급등했고, 에코플라스틱 성우하이텍 우리산업 경창산업 엠에스오토텍 성창에어텍 등이 올랐다.

농산물 가격 상승에 힘입어 농업주들도 강세였다. 효성오앤비는 상한가를 기록했고 오성자이엘, 아세아텍 등이 상승했다. 미스터피자는 일본 상표권 획득 소식에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상한가 종목은 16개, 상승종목은 457개였다. 하한가 종목은 2개, 하락종목은 465개였고 보합종목은 67개였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하루만에 하락해 1110원대로 내려앉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60원 내린 1116.7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한민수·김하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