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이 지난 1월 내놓은 'H컨설팅'은 투자자문사들이 종목을 추천하고 증권사가 운용하는 자문형 랩 상품이다. 이 상품은 출시된 지 9개월여 만에 1000억원가량 판매됐고 고객들의 문의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9개 투자자문사가 주식투자 전략을 짜고 종목을 선정하는 모델포트폴리오 운용자문을 하고,그에 따른 운용과 성과관리는 현대증권 랩운용부에서 담당한다.

상품 유형에는 코스피지수를 벤치마크로 하는 성장형(주식투자비중 60~100%)과 절대수익률을 추구하는 자산배분형(주식투자비중 0~100%) 두 가지가 있다. 최저가입금액은 5000만원이지만 현금뿐 아니라 계좌에 보유 중인 주식 평가금액으로도 가능하다. 이 증권사 김영조 랩운용1팀장은 "어떤 종목이 자기계좌에 편입되고 팔렸는지 실시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고객의 궁금증도 금방 해소되고 수익률도 좋은 편이라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9개 투자자문사 내에서 자유롭게 자문사의 변경이 가능하며 변경시 별도의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랩보수는 자산 기준으로 부과하며 투자자문사에 대한 자문수수료가 포함돼 있다. 고객 계좌에서 발생하는 주식매매에 대해서 매매수수료도 면제된다.

이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우선 펀드와는 차별화된 주식투자 서비스라는 점이다. 보통 주식형 펀드는 시장상황과는 상관없이 주식 비중을 90% 이상 유지하며 종목투자도 시가총액 순서로 60~80여개의 종목을 투자한다. 그러나 'H컨설팅랩'은 시장상황에 따라 주식투자비중을 0~100%사이에서 조정하며 10~15개 정도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증시 하락 구간에선 현금 비중을 높여 빠른 방어에 나설 수 있는 것이다.

또 'H컨설팅'의 자문사들은 각종 연기금 및 금융기관의 자금을 운용한 경험이 풍부한 자문사들로 엄선됐다. 자문사들이 각종 기금과 맺는 계약은 통상 1년 기준이며 운용성과가 부진한 경우에는 계약이 중도해지되기도 한다. 100개가 넘는 국내 투자자문사 중에서 현대증권이 선정한 투자자문사들은 이러한 수익률 경쟁에서 살아남은 회사이거나 과거 고유자산운용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인 운용본부장(CIO)들이 설립한 회사들이다.

자문사별 누적 수익률을 보면 성과를 명확하게 볼 수 있다. 지난 7일 기준으로 6개월간 코스피지수가 10.12% 오르는 동안 토러스투자자문 랩은 43.11%의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레오 33.47%,레이크 19.21% 등의 성과도 좋았다. 'H컨설팅'은 투자일임계약인 만큼 투명하게 운용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매매나 손익 현황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다. 매월 선택한 자문사의 시장전망 및 운용계획을 월간운용보고서를 통해 제공하며 분기별 1회 투자일임성과보고서도 발송한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