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순이익 2500억원 내외 될 듯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는 올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합성고무 부문의 이익이 마진 악화로 전분기 대비 감소했으나, 자회사 금호피앤비의 실적이 크게 좋아진 덕분이다.
금호석유는 지난 8일 올 3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33.5% 증가한 1조 71억원에 이르렀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흑자로 돌아서 907억원과 871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금호석유는 3440억원의 영업이익과 3520억원의 세전이익, 2750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작년 이 회사가 60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한 것과 견주면 큰 폭의 실적 '턴어라운드'이다.
◆예년수준 배당…우선주 배당수익률 4% 달해
배당 기대감은 크다. 작년에 배당을 거른 탓에 올해는 더욱 그렇다. 회사 측은 "예년 수준의 배당은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금호석유는 2008년 197억원의 손손실에도 불구, 총 173억원 가량을 주주들에게 돌려줬다. 그 전 해인 2007년에도 똑같은 금액을 배당했다. 주당으로 계산하면 보통주는 750원, 우선주는 800원이다.
올해도 비슷한 규모의 배당을 한다면 배당수익률이 보통주는 약 1%, 우선주는 4% 가량이다. 우선주의 배당 매력이 보통주보다 훨씬 크다는 얘기다. 이 회사 박 모 기술담당 상무가 최근 보유중인 자사 보통주 200주를 팔고, 우선주 720주를 사들인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회사가 그간 액면가(5000원)를 기준으로 배당을 했고, 액면가의 최대 20%까지를 배당으로 책정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주당 1000원까지도 배당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채권단 동의가 '관건'
걸림돌은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풋백옵션으로 인한 재무적 부담으로 인해 현재 워크아웃중이다. 금호석유는 워크아웃 대상에서 제외돼 있지만, 영향이 없을 수 없다. 채권단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신은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룹이 워크아웃에 돌입했는데 채권단이 순순히 배당에 동의할지 의문"이라며 "이익이 났으면 부채부터 갚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 대주주의 지분이 많기 때문에 명분도 없다"고 덧붙였다. 오너 일가가 책임을 지고 일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황인데, 이들이 배당을 챙기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박삼구 회장 등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은 현재 42.06%(1069만4126주)의 지분을 보유중이다.
황규원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대주주와 일반 주주간 차등배당은 가능하나, 예년과 같은 배당은 힘들 것"이라며 배당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지만 올해 실적이 잘 나오면 예년 수준의 배당을 못 할 이유가 없다"면서 "채권단과의 협의도 별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