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의 성장기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최근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지난해말 부임한 정연주 사장도 처음으로 회사 주식을 매입했기 때문이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관은 지난달 28일부터 전날까지 삼성물산 주식 3459억4480만원(544만9164주) 어치를 순매수, 이 기간 기관 순매수 1위 종목에 올려놨다. 이날도 12만주 이상 순매수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연일 오름세를 보이면서 9거래일 동안 19% 가량 급등했다. 이날도 장중 6만88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같은 기관들의 매수세는 우선 삼성물산이 지난달말 발표한 '비전 2015'(2015년까지 건설부문의 신규수주 500억 달러, 매출 300억 달러 달성한다)에서 볼 수 있듯이 사업기조가 성장을 추구하는 공격적인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삼성물산은 이를 위해 국내보다 해외사업을 통해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기존에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발전 플랜트, 주택, 토목, 건축 분야의 실적 경험을 집대성해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는 신흥국에 디벨로퍼로서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계획의 일환으로 중국 천진 지역의 에코시티 개발 참여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물산측은 해외 기업설명회에서 중국 천진 에코시티 개발에 중국업체들과 같이 투자하고 시공권을 따오는 방식으로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정연주 사장은 항상 주택도 글로벌로 확대해야 한다고 얘기해왔다"며 하지만 "지금 중국 천진에 들어가는 것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며 검토 단계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해외사업외에 그룹공사를 바탕으로 실적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점과 삼성SDS의 상장 추진에 따른 지분가치 부각 등도 투자포인트로 꼽고 있다.

정연주 사장이 최근 삼성물산 주식을 처음으로 매입한 것도 어느 정도 내실을 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 사장은 지난 8일 19억9200여만원을 들여 삼성물산 주식 3만1000주를 매수했다. 삼성물산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이다.

한종효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말 정 사장이 삼성물산 대표이사직으로 옮긴 이후 9년만에 건설부문의 경영진단을 실시하고 지난달말에는 '비전2015'를 발표했으며 최근에는 본인이 회사 주식을 취득했다"며 "일련의 과정을 봤을 때 삼성물산은 준비 기간을 마치고 성장을 추구하는 기조 변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