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주가 연일 조정을 받고 있다. 원화 강세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화학 업체 영업이익에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치는 요소는 '스프레드(제품과 원료가격의 차이)'라며 이 추이에 주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가 상승으로 원재료인 납사가격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PE(폴리에틸렌)와 PP(폴리프로필렌), EG(에틸렌글리콜)의 스프레드는 증가세를 보였다.

LDPE(저밀도폴리에틸렌)는 7월초 톤당 570달러에서 최근 725달러로 증가했으며 LLDPE(선형저밀도폴리에틸렌)는 414달러에서 505달러로,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도 374달러에서 445달러로 상승했다. PP와 EG의 스프레드는 각각 509달러에서 565달러로, 266달러에서 351달러로 확대됐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에틸렌을 중심으로 제품가격이 오르지 못하고 있었지만 최근 수요가 바닥을 찍고 회복되고 있어 스프레드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박영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도 무시하지 못할 변수이지만 실적의 방향성은 스프레드에 의해 결정된다"며 "원·달러 환율 자체보다 제품 스프레드 추이가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년 대비 8.7% 증가했지만 호남석유는 올해 사상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라는 것. 이는 호남석유의 복합 스프레드가 전년 대비 15.0% 상승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조승연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환율은 단기적인 변수에 불과하지만 지속적으로 화학 업체 이익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스프레드"라며 "올해 증설물량이 사상 최대 규모인데 반해 내년 증설규모는 줄어들 전망이기 때문에 스프레드는 내년까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화학업체는 대부분의 원재료를 수입할 때 달러결제 방식을 택하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이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도 아니기 때문에 환율보다는 스프레드 추이에 주목해 투자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