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성장률 2% 포인트 UP] (2) "북유럽 직업교육은 철저한 현장실습"
우리나라 고교 졸업생의 대학진학률은 81.9%(2009년)로 세계 최고지만 대졸자의 취업률(77.1%,2008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 수준이다. 과다한 대졸 청년 배출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업교육이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마이스터고교에 대한 전폭적 지원,전문계고교 학비 면제 등 일련의 정책들은 대표적인 고교 직업교육 선진화 방안들이다. 이러한 정책들은 직업교육에 대한 낙인효과와 그로 인한 기피현상을 완화하는 데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큰 숙제로 남는 것은 직업교육의 현장성을 제고하는 문제다.

북유럽 국가들은 산업체와 적극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직업교육의 현장성이 높고 질적 관리체제가 잘 돼 있다. 덴마크는 2008년 중학교 졸업생의 48%가 직업계 고교에 진학했고(한국 25.5%),그 중 99.9%의 학생들이 전체 교육시간의 3분의 1을 산업체 현장에서 배우는 도제 훈련에 참여했다.

덴마크도 이전에는 학교 실습이 증가하는 추세였으나 이것이 고비용이고 현장성이 떨어진다는 문제 제기가 산업계로부터 있었다. 이에 2003년 기업체 훈련 비중을 높이고자 강력한 정책적 드라이브를 걸어 현재의 높은 도제훈련 참여율을 이끌어냈다.

덴마크뿐만 아니라 노르웨이에서도 산업체와 교육기관 간 긴밀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국가가 교육과정의 틀을 짤 때 산업체 대표(노사 양측)가 참여하고 지역 단위에서는 교육과정 실행과 자격인정 과정에 지역의 산업체 단체들이 깊이 관여한다.

특히 지역 단위에서는 산업체와 학교 간의 연계뿐만이 아니라 교육청의 역할도 중요하다. 개별 학교가 기업들을 수소문해 현장 실습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청 차원에서 도제훈련을 지원한다. 노르웨이 수도인 오슬로 교육청 내의 직업훈련부에는 20명의 훈련 프로그램 영역별 코디네이터가 지역의 산업체,훈련기관,훈련교사들과 긴밀하게 협력하며 현장 훈련을 관리한다. 이러한 협력체제를 통해 학교 졸업자격이 노동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격이 되는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제공하는 졸업장과 고용노동부가 인정하는 직업별 자격이 별개로 주어지며,학력과 자격이 노동시장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와는 극명하게 대조된다.

직업교육의 현장성을 높이고 삶과 직업세계에 밀착된 교육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사회적 합의가 체화된 북유럽에서만 가능한 모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직업교육의 현장성을 높이기 위한 창의적이면서도 인내심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고 / 임언 직업능력개발원 연구원 elim@krive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