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환율 반격'…태국, 外資 채권수익에 15% 과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판 커지는 환율전쟁
외국자본 태국 국채 투자 9개월 새 20배 이상 늘어
"투기자금 유입 막아라" 비상
싱가포르ㆍ페루, 외환시장 개입…칠레ㆍ콜롬비아도 핫머니 차단책
외국자본 태국 국채 투자 9개월 새 20배 이상 늘어
"투기자금 유입 막아라" 비상
싱가포르ㆍ페루, 외환시장 개입…칠레ㆍ콜롬비아도 핫머니 차단책
글로벌 환율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자국 환율을 방어하기 위한 신흥국들의 반격이 거세지고 있다. 선진국들의 잇따른 유동성 확대 조치에 따라 밀려드는 자금으로 자국 통화가치가 치솟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던 신흥국들이 과세(課稅) 수단까지 동원,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선 것이다.
12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콘 차티카와닛 태국 재무장관은 "급등하는 바트화 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13일부터 외국인의 채권투자이익에 소득세(15%)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동안 태국은 외자 유치를 위해 외국인에 한해 국채 등 고정수익 자산에 투자해 벌어들이는 이익(매매 차익과 이자)에 대한 과세를 면제해왔다.
앞서 브라질도 단기투기자금(핫머니)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금융거래세율을 2배 인상했다. 싱가포르 페루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등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신흥국들이 잇따르는 가운데 외국 자본 유입에 직접 제동을 거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신흥국들의 반격으로 환율전쟁 2라운드가 시작될 것"(월스트리트저널)이란 분석이 나온다.
◆태국 국채 투자 외자, 최근 20배 늘어
콘 장관은 이번 과세에 대해 "최근 바트화 가치의 급격한 상승세로 피해를 입고 있는 자국 기업을 돕기 위한 방안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환율 방어를 위한 또 다른 대책도 준비 중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당분간은 (바트화 가치 상승을 막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는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외국 자본 유입으로 환율이 더욱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면 다른 방안도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를 통해 태국은 달러 약세로 인해 자국으로 유입되는 핫머니를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바트화 가치는 올 들어 10% 올랐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높은 국채 수익률로 핫머니가 몰린 때문이다. 미 국채 3년 만기 금리가 1.09%인 데 반해 태국 국채 3년물 금리는 2.7%를 넘는다.
지난달 말 태국 국채시장에서 차지하는 외국 자본은 2100억바트(약 7조9000억원)로 지난해 말 100억바트(3700억원)에 비해 20배 이상 늘었다. 특히 지난 3분기 태국에 들어온 외국 자본(1270억바트)의 75%가 국채 시장으로 유입됐다.
◆신흥국 앞다퉈 핫머니 차단 정책 마련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태국뿐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가들이 선진국들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비해 본격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이 지난 5일 35조엔(482조원) 규모의 양적완화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경기회복을 위해 다음 달 1조달러(1130조원) 규모의 국채 매입 등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해 시장에 넘쳐나는 자금이 금리가 높은 신흥국가로 쏠리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는 지난 11일 "아시아와 남미 등 신흥시장으로 핫머니 성격의 자금이 지나치게 많이 유입됐다"며 "자칫 거품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올해 신흥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지난해보다 30% 증가한 825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신흥국가들이 자국 통화가치 상승을 막기 위한 조치들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브라질이 금융거래세율을 2%에서 4%로 인상한 데 이어 페루 중앙은행도 달러화 유입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외환담보증서 계좌를 신설키로 했다.
싱가포르도 지난달 말 자국통화 가치가 달러 대비 최고치를 경신하자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미에서 통화 절상폭이 큰 칠레와 콜롬비아도 핫머니 유입 억제 방안을 곧 내놓을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한국도 외국 자본의 채권 투자에 대해 과세를 검토 중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12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콘 차티카와닛 태국 재무장관은 "급등하는 바트화 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13일부터 외국인의 채권투자이익에 소득세(15%)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동안 태국은 외자 유치를 위해 외국인에 한해 국채 등 고정수익 자산에 투자해 벌어들이는 이익(매매 차익과 이자)에 대한 과세를 면제해왔다.
앞서 브라질도 단기투기자금(핫머니)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금융거래세율을 2배 인상했다. 싱가포르 페루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등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신흥국들이 잇따르는 가운데 외국 자본 유입에 직접 제동을 거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신흥국들의 반격으로 환율전쟁 2라운드가 시작될 것"(월스트리트저널)이란 분석이 나온다.
◆태국 국채 투자 외자, 최근 20배 늘어
콘 장관은 이번 과세에 대해 "최근 바트화 가치의 급격한 상승세로 피해를 입고 있는 자국 기업을 돕기 위한 방안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환율 방어를 위한 또 다른 대책도 준비 중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당분간은 (바트화 가치 상승을 막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는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외국 자본 유입으로 환율이 더욱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면 다른 방안도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를 통해 태국은 달러 약세로 인해 자국으로 유입되는 핫머니를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바트화 가치는 올 들어 10% 올랐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높은 국채 수익률로 핫머니가 몰린 때문이다. 미 국채 3년 만기 금리가 1.09%인 데 반해 태국 국채 3년물 금리는 2.7%를 넘는다.
지난달 말 태국 국채시장에서 차지하는 외국 자본은 2100억바트(약 7조9000억원)로 지난해 말 100억바트(3700억원)에 비해 20배 이상 늘었다. 특히 지난 3분기 태국에 들어온 외국 자본(1270억바트)의 75%가 국채 시장으로 유입됐다.
◆신흥국 앞다퉈 핫머니 차단 정책 마련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태국뿐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가들이 선진국들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비해 본격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이 지난 5일 35조엔(482조원) 규모의 양적완화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경기회복을 위해 다음 달 1조달러(1130조원) 규모의 국채 매입 등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해 시장에 넘쳐나는 자금이 금리가 높은 신흥국가로 쏠리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는 지난 11일 "아시아와 남미 등 신흥시장으로 핫머니 성격의 자금이 지나치게 많이 유입됐다"며 "자칫 거품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올해 신흥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지난해보다 30% 증가한 825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신흥국가들이 자국 통화가치 상승을 막기 위한 조치들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브라질이 금융거래세율을 2%에서 4%로 인상한 데 이어 페루 중앙은행도 달러화 유입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외환담보증서 계좌를 신설키로 했다.
싱가포르도 지난달 말 자국통화 가치가 달러 대비 최고치를 경신하자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미에서 통화 절상폭이 큰 칠레와 콜롬비아도 핫머니 유입 억제 방안을 곧 내놓을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한국도 외국 자본의 채권 투자에 대해 과세를 검토 중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