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하반기에는 경비행기를 빌려 타고 서울을 출발,충주 · 김해 비행장에서 급유한 뒤 제주도까지 날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정부는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개인이나 기업이 직접 구매한 항공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대여료를 받고 빌려 줄 수 있는 '경비행기 대여업'을 허용하는 항공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15일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6개월 내에 경비행기 임대사업자 자격 및 절차,대여료 산정방식 등 구체적인 시행령을 마련할 예정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대여가 가능한 항공기는 주로 경량 항공기(자체 중량이 150㎏ 초과)나 자체 중량이 150㎏ 이하인 초경량비행장치다. 대한항공 등 기존 항공사들이 대형여객기를 리스하는 것과는 다르다. 현재 국토해양부나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경비행기는 41대에 불과하다. 주로 항공클럽이나 항공학교,개인들이 수입해 보유하고 있다. 150㎏ 이하이고 탑승좌석이 1개 이하인 초경량비행장치는 609대가 등록돼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자체 개발 · 생산되는 경비행기나 엔진은 없다. 수요가 많지 않아서다. 수입업체도 많지 않다. 대표적인 회사가 코리아베르톨드㈜.이 회사는 전 세계 경비행기 엔진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로택스(Rotax)사의 국내 공급업체다.

코리아베르톨드 관계자는 "1988년부터 로택스사 엔진을 판매했는데 지금까지 총 550대 정도 공급했다"며 "올 2월부터 시가 1억원인 콜롬비아산 경비행기 IBIS의 국내 수입 판매도 시작했는데 가격이 비싸 거래가 없지만 경비행기 대여업이 활성화되면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했다.

경비행기 한 대 가격은 보통 7000만~8000만원.고객층은 경비행기 제작자나 항공클럽,학교,자동차연구소 등이다. 경비행기는 최고 6000~7000피트에서 비행한다. 대기압력 때문에 동체가 심하게 흔들려 1만피트 이하에서 비행해야 안전하기 때문이다. 보관은 특별한 격납고가 필요없다. 비닐 포장으로 덮거나 태양열에 부식되지 않도록 하면 된다.

국내에선 경기 시화,충남 서산 · 대천 · 안면도,경남 칠곡 · 밀양 등지에서 동호인 활동이 활발하다. 고도 · 비행제한 등으로 허용된 구역에서만 비행해야 한다. 이륙 때 관공서의 비행 허가,관제센터 부재,활주로 문제 등으로 비행활동이 한정돼 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