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구글이 인터넷상에서 구축한 방대한 쇼핑 자료를 활용해 ‘구글판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만든다.온라인 거래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데다 실시간으로 자료를 취합할 수 있기 때문에 구글의 이번 시도는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구글의 수석 경제학자이자 캘리포니아대 교수인 할 배리언은 이날 미국 덴버에서 열린 전미기업경제협회(NABE) 회의에서 ‘구글물가지수(GPI,Google Price Index)’를 작성하고 있다고 발표했다.그는 그러나 이 지수를 외부로 공개할지,또 언제 발표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구글이 추진하는 GPI는 인터넷상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데이터베이스(DB)를 취합해 매일 물가 변동 추이를 측정하겠다는 전략이다.구글물가지수가 공식적인 통계가 될 수는 없겠지만 대안 지표의 성격을 띨 수는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조사원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직접 자료를 취합해 월간 단위로 발표하기 때문에 몇 주간의 시차가 생기게 마련이다.반면 GPI는 실시간으로 자료를 구축하기 때문에 신속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배리언 교수는 “GPI를 통해 살펴보니 크리스마스 이후 웹상에서 거래되는 미국 상품의 가격이 디플레이션 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그러나 자사 GPI가 CPI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온라인 물가지표의 한계를 스스로 인정했다.GPI의 구성 품목은 인터넷에서만 판매되는 상품들이기 때문에 더 넓은 범위의 실물 경제에서 거래되는 광범위한 종류의 상품 가격을 포괄하는 CPI를 직접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CPI의 경우 주택 통계가 40%를 차지하지만 GPI는 18%에 불과하다.배리언 교수는 “자동차 같은 품목은 온라인 거래가 많지 않아 GPI에서 제대로 반영하기 어려우나 카메라나 시계 등 웹상에서 많이 판매되는 품목은 GPI와 상관 관계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