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내 증시가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결정 이후에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2.25%에서 동결했다. 석달째 금리동결이다. 은행과 보험, 건설 등의 업종이 이번 금리결정에 반응하고 있지만 코스피지수의 움직임에는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오전 11시25분 현재 기준금리 인상시 수혜가 예상됐던 보험과 은행업종은 급락하고 있다. 우리금융 기업은행 등의 낙폭이 크고, LIG손해보험 현대해상 등도 4% 넘게 하락 중이다. 반면 건설주들은 급등하고 있다. 두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현대건설 등이 2~4%대의 오름세다.

전문가들은 통화정책을 비롯한 증시 주변상황에 변화가 없어, 이번 금리동결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상과 동결에 대한 전망이 반반이었기 때문에 금리동결에 따른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기존의 상황들도 바뀐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환율에 대한 부담감이 금통위의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환차익을 노리고 들어오는 외국인 자금유입이 가속화될 수 있어 추가적인 원·달러 환율의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단기적으로는 최근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하락으로 추가 환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져, 외국인의 매수세가 주춤할 수 있지만 다음달 있을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시행 기대감으로 달러약세·원화강세의 흐름은 이어질 것이란 판단이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달러약세 기조가 유지된다면 외국인이 급격하게 한국증시에서 나갈 이유가 없다"며 "11월에 대한 기대가 있기 때문에 외국인 유동성에 의한 증시의 상승추세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11월 초까지는 증시가 강한 상승세를 보이기는 부담스럽다는 분석이다. 김세중 이사는 "미국의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증시에 반영됐다"며 "이제는 양적완화 규모를 확인하려는 심리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규모가 시장에서 예상하고 있는 5000억달러를 웃돈다면 이것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판단이다. 김 이사는 "상황에 변화가 없어 화학 자동차 등과 중국 내수확대 수혜주, 증권주 등 원화강세 수혜주 등 기존 주도주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