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대(총장 김영호)는 14일 경기도 부천의 캠퍼스 내 유일한 기념홀에서 '제7회 유일한로 페스티벌'을 열었다. 고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주의 뜻을 이어받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강조하기 위해 마련한 이번 행사는 'ISO 26000과 한국기업 점프의 기회'라는 주제로 열렸다. ISO 26000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제정한 CSR에 대한 국제 표준으로 다음 달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참석자들은 CSR이 더 이상 기업의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라고 입을 모았다. 김영호 유한대 총장은 "윤리적 소비가 화두가 되면서 소비자들은 기업의 제품뿐 아니라 이미지를 중요한 요소로 본다"며 "미국의 의류회사 갭(GAP)이 인도의 하청업체에서 어린이에게 낮은 임금을 주고 노동력을 착취한 것이 발각되면서 매출이 25% 이상 감소했던 사건이 이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일본은 매년 1500개의 회사가 CSR 보고서를 자체적으로 제출하는 반면 우리나라 기업은 80여개 기업만이 지속가능보고서의 일부로 CSR을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제보고를 맡은 최갑홍 표준협회 회장은 ISO 26000이 기업에 또 하나의 무역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CSR에 대한 국제 표준이 생기면서 타국 정부 및 비정부기구(NGO), 해외 경쟁사들도 이를 우리 기업에 대한 견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ISO 26000은 CSR에 대해 우리 기업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