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자금 들어올까…"거래 늘고 미분양 해소 기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금리 동결…부동산 시장 영향
수도권 집값 추가하락 막을 듯
오피스텔 등 수익형에 돈 몰려
강남 재건축은 여전히 '안갯속'
수도권 집값 추가하락 막을 듯
오피스텔 등 수익형에 돈 몰려
강남 재건축은 여전히 '안갯속'
"한은의 금리 동결로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경기 고양시 식사동 D부동산 관계자)
"정오 때까지 금리 동결 사실을 몰랐습니다. 문의전화 한 통 없네요. 시장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식어 있다는 얘기죠."(김정숙 서울 개포주공 한성공인 사장)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14일 미분양 아파트가 몰려 있는 고양시 식사동과 한때 투자1순위로 꼽혔던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의 반응은 180도 달랐다. 전셋값 상승세로 수도권 미분양 물량이 세입자들로 채워지며 분위기가 나아지고 있는 반면 투자상품 성격이 강한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안갯속이다.
◆수도권 미분양 해소 기대
부동산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지난 7월 연 2.25%로 인상된 뒤 3개월째 동결돼 그나마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세난을 피하려는 세입자 수요가 몰려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에 입주자들이 늘고 매매도 이뤄지는 분위기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용인 송전리와 안양 석수동 미분양 아파트들이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했다"며 "한 달에 10채도 안 팔리던 안양 석수동 하늘채 아파트 40평형대가 9월 한 달간 20채 넘게 나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신규 분양 물량이 줄어들고 전셋값 상승에 물가 상승,저금리 지속 등의 요인으로 수도권에서도 미분양이 조금씩 해소되는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주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고양시 식사동 일산자이 전용 101㎡는 4억5000만원 선에 거래돼 분양가 수준을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감소하느냐가 시장 회복의 바로미터라고 지적했다. 지규현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저금리는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유일한 호재"라며 "현재 미분양 물량의 3분의 1 정도가 해소될 때까지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 부동산시장 회복도 점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 회복은 내년 하반기 이후
전문가들은 시장 침체가 계속되고 집값 상승 기대감이 적어 금리 수준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예전보다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난 7월만 해도 연말까지 적어도 연 2.75%까지 한은 기준금리가 올라갈 것이란 불길한 전망이 현실화하지 않았다는 데 안도하는 분위기다.
박합수 국민은행 PB본부 부동산팀장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면 시장이 감내할 수 있지만 0.5%포인트 인상은 상당한 충격을 주면서 추가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런 시나리오가 일단 미뤄져 다행"이라고 말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은 "0.25%포인트만 올려도 앞으로 금리가 지속 상승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환용 경원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그러나 "시장이 워낙 침체돼 있고 절대적 금리도 낮은 수준인 데다 금리 인상 시기가 다소 늦춰진다면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금리 인상이 없다면 미분양 해소와 주택거래량 증가가 내년 하반기 이후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이를 토대로 시장 회복을 전망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했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큰 폭의 추가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데 입장을 같이했다.
지 교수는 "내년 상반기까지 수도권 주택공급이 줄어드는 분위기가 이어지면 내년 말,이르면 4분기 정도에 시장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내년 건설업계 수주량이 예년의 30% 수준밖에 안된다"며 "시장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상가 등 임대료 수입이 중요한 수익형 부동산은 금리 인상 연기로 수익률이 유지돼 시중 부동자금이 이곳으로 몰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점치고 있다.
장규호/이승우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