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개 재외공관 고위공무원단의 20%에 달하는 14개 직위(공사급)가 타 부처와 민간의 우수 인력에게 개방된다. 또 외교부의 5급이상 특채는 행정안전부로 전면 이관된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4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정 외교통상부 실현을 위한 인사 · 조직 쇄신안'을 발표했다. 외교부는 본부 간부직에 대해서도 개방을 확대,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기획관리실장 직위를 개방하고 정책기획국장과 문화외교국장 직위도 외부 인사 영입을 추진키로 했다.

김 장관은 "기수가 아닌 능력위주의 경쟁시스템을 도입하겠다"며 "통상 2회인 공관장 보임횟수 제한을 폐지해 우수한 인력에게 더 많은 공관장 보임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 · 조직 쇄신안은 외교부를 도마위에 오르게 했던 특채비리의 소지를 차단하고 문호를 대폭 개방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5급 특채를 행안부로 모두 이관하고 특채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6~7급 공채도 행안부로 넘기겠다는 것이다. 외교관과 고위직 자녀는 특별관리 대상으로 지정돼 철저한 사전검증을 받게 된다.

외교부는 또 폐쇄적 조직문화를 타파하기 위해 고위직의 대외 개방을 대폭 확대키로 했다. 본부의 간부직 3곳과 70여개 재외공관의 고위공무원단 14개 직위(공사)를 개방직으로 지정,타 부처 및 민간 우수인력으로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기획관리실장(1급)의 외부 개방을 검토키로 한 것은 상징성이 적지 않다. 인사와 예산,조직운영 등 외교부의 '안살림'을 외부에 맡기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기수와 연고,라인 위주의 인사관행은 경쟁시스템으로 개선키로 했다. 이를 위해 과장급(참사관급) 및 고위공무원단 진입 시 외교역량 평가를 시행해 3회 탈락할 경우 상위 직급 임용을 배제하는 '역량평가 삼진아웃'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나아가 평가가 나쁜 공관장은 임기(3년) 전이라도 조기 소환되고,공관장 보직 횟수(2회) 제한도 폐지된다. 우수 공관장은 3,4차례 보직을 받을 수 있다.

외교부 인사기획관은 "이번 쇄신안은 석 달 후 정기인사 때부터 적용된다"며 "일부 직원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고위직 개방과 관련,지나치게 '개방의 성과'에 집착할 경우 외부인재 영입이 무분별하게 이뤄져 외교경쟁력을 키우기는커녕 외교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