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를 적용한 컴퓨터용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의 국내 유통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주요 업체들이 올해 공급량을 늘리면서 LCD 패널 국제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데다 최근 원화 환율까지 1100원대 초반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LCD 패널 재고물량이 여전히 많은 상태여서 올해 안에 LCD 모니터 가격이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14일 정보기술(IT) 전문 가격비교 사이트인 다나와에 따르면 LED 백라이트를 사용한 PC 및 노트북용 LCD 모니터 23인치는 이달 들어 평균 28만1000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달 평균 거래가격(30만2000원)에 비해 7.0% 하락한 것이다. 또 올초 39만원 선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9개월 만에 27.9%나 떨어졌다.

22인치 LCD 모니터도 이달 평균 가격이 21만원으로 지난달에 비해 4.1% 내렸다. 올 1월 평균 거래가격 28만2000원에 비해선 25.5% 떨어졌다.

주요 제품별로는 23인치 모니터의 경우 지난달 26만4000원 선에서 팔리던 LG전자 플래트론(모델명 E2350V-PN)이 이달엔 25만5000원 선에서 매매되고 있다. 이 제품은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직전인 지난 4월엔 29만6000원 수준에서 거래됐다. 삼성전자 싱크마스터(모델명 BX2335)도 지난달 평균 28만8000원에서 이달 28만1000원으로 내려갔다.

LCD 모니터 가격이 이처럼 떨어지고 있는 것은 핵심 부품인 LCD 패널 공급물량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황준호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전 세계 디스플레이 업계가 올해 경기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지난해 대규모 투자에 이어 올해 공급량 확대에 나섰으나 유럽 경제위기 등으로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LCD 패널 공급과잉 현상이 빚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영향으로 LCD 패널 국제시세는 지난 4월 이후 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PC 모니터용으로 많이 쓰이는 18.5인치 패널값은 4월 평균 81달러에서 이달엔 52달러로 떨어졌다. 패널 가격을 주도하는 32인치 TV용 LCD 패널 가격은 4월 208달러에서 6월 202달러,8월 186달러로 떨어진 데 이어 이달엔 163달러까지 하락했다.

여민기 다나와 카테고리매니저는 "수요보다 많은 물량이 시장에 계속 들어오고 있고 미국이 달러화를 계속 풀면서 원화 환율도 떨어지고 있어 LCD 모니터 가격의 하락세는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황 선임연구원은 "PC용 LCD 패널 국제가격은 올 4분기에 바닥을 형성할 것"이라며 "이는 대만 등 후발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제품 생산과 관련해 손실 구간에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