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주택압류 조사에 대한 우려로 금융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미 뉴욕 증시가 5일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14일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1.51포인트(0.01%) 하락한 11094.60을 기록했고,S&P500지수는 4.29포인트(0.36%) 떨어진 1173.81로 거래를 마쳤다.나스닥지수도 5.85포인트(0.24%) 내린 2435.38로 마감됐다.

금융주의 폭락과 부진한 경기지표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지난달 부동산 압류건수가 10만2134건으로 10만건을 돌파했고,50개 주 정부가 일제히 주택압류와 관련한 불법 행위를 문제 삼아 은행들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는 소식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특히 JP모건체이스는 3분기에 모기지 등과 관련된 소송에 대비해 13억달러를 유보금으로 갖고 있으며,조사 결과에 따라 벌금을 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5.19% 폭락한 것을 비롯해 씨티그룹(4.47%) 무디스(4.38%) 선트러스트뱅크(4.23%) 웰스파고(4.22%) 등이 4%이상 떨어졌다.JP모건체이스(2.81%) 골드만삭스(2.03%) 뉴욕은행(1.95%) 모건스탠리(1.93%) 등도 약세를 보였다.

안톤 슈츠 멘던캐피탈자문 펀드매니저는“시장은 은행이 모기지 채권을 얼마나 회수할 수 있을지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은행들의 모기지채권 인수 방식에 회의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들도 투자들을 실망시켰다.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9일 마감 기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1만3000건 증가한 46만2000건을 기록했다.44만4000건으로 감소했을 것이란 기대를 벗어났다.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달보다 0.4% 상승했지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PI는 0.1% 상승에 그쳤다.

상무부가 발표한 8월 무역적자도 전달보다 8.8% 증가한 463억달러를 기록해 예상치인 440억달러를 웃돌았다.하지만 경제지표 악화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양적완화 정책을 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며 매수세가 유입돼 지수 하락폭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

미국 최대 교육업체이자 피닉스대학 운영회사인 아폴로그룹은 대학 신입생이 40%나 줄어 2011년도 사업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발표한 뒤 23.23%나 폭락했다.이 여파로 에듀케이션매니지먼트,데브리,커리어에듀케이션 등 교육주들도 동반 하락했다.

반면 인수·합병(M&A) 타킷이 된 야후와 EMC는 각각 4.46%와 4.48% 급등했다.야후는 사모펀드의 인수 시도에 대비해 골드만삭스와 방어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EMC는 오라클이 주당 40달러에 인수할 의사를 보였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급등했다.EMC 종가는 21.21달러였다.

투자회사인 윌뱅크스미스앤토마스의 웨인 윌뱅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 등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사모펀드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정보기술(IT) 업계에서 M&A가 활발하게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럽증시도 독일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서 동반 하락했다.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과 달리 크게 늘어났고,은행들이 자본 비율을 높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금융주가 주가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FTSE100지수는 20.14포인트(0.35%) 떨어진 5727.21로,프랑스 CAC30지수는 9.17포인트(0.24%) 내린 3819.17로 장을 마쳤다.DJ유로 STOXX5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44포인트(0.16%) 하락한 2836.11로 마감했다.스페인 IBEX35지수는 16.40포인트(0.15%) 내린 10849.70,암스테르담 거래소지수는 0.39포인트(0.11%) 하락한 341.33으로 장을 마감했다.반면 독일 DAX 30지수만 20.75포인트(0.32%) 오른 6455.27로 마감했다.

금융주가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영국의 바클레이즈가 4.1% 떨어진 가운데 로이즈뱅킹그룹과,소시에떼제너럴,로얄뱅크어브스코틀랜드,내셔널뱅크오브그리스 등 유럽 은행주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광산업종은 오름세를 보였다.리오틴토가 예상보다 좋은 3분기 실적에 힘입어 2.4% 상승했고,엑스트라타는 3.2% 상승했다.

김태완/임기훈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