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앞으로 5년간 4조위안(약 680조원)을 투입,사회안전망을 재구축하는 동시에 항공우주 서비스 등 9개 산업을 집중 육성키로 했다. 또 경제성장의 과실을 소외계층도 골고루 나눠 가질 수 있도록 '포용적(包容的) 성장'을 추구키로 하고 경제발전 방식의 빠른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나흘 일정으로 개막된 중국 공산당 제17차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7期 5中全會)에서 이 같은 내용의 12차 5개년 계획(2011~2015년)이 집중 논의된다고 보도했다. 12차 5개년 계획은 향후 5년간의 국정 전반에 관한 기본 노선으로 이번에 틀을 잡은 뒤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에서 확정된다.

◆사회안전망에 4조위안 투입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정부가 향후 5년간 총 4조위안의 자금을 투입해 의료 교육 등의 시스템을 개선하고 첨단 제조 등 9개 산업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또 성장률 목표를 올해(8%) 보다 낮은 7%대로 낮춰 고도성장 일변도의 정책에서 탈피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신문은 12차 5개년 계획에 담길 경제 분야 핵심 의제는 전략산업 육성과 지역 균형발전이라고 지적했다. 리이중 공업정보화부 장관은 "구조 개혁이 주요 목표"라며 "11차 5개년 계획에서 시작된 '양에서 질'로의 전환을 더욱 심화시키고 전략산업을 집중 육성해 자주적 기술 확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증권보는 철강 시멘트 풍력발전장비 등 공급과잉 체제 업종에 대해선 정부로부터 신규 투자를 심사받도록 하는 등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신화통신의 자매 주간지인 랴오왕(瞭望)은 이번 12차 5개년 계획의 주요 의제로 △성장 방식의 빠른 전환 △내수 중심의 경제체제 구축 △지역 간 균형발전 △자주기술 확보 △자원과 에너지의 효율성 제고 △사회분배 시스템 정비 등이 꼽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도 공정사회 건설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최근 '포용적 성장'을 향후 5개년 계획의 화두로 제시했다. 포용적 성장은 빈곤계층을 보듬어 함께 성장의 과실을 나눌 수 있는 발전 방식을 의미한다고 신화통신은 설명했다. 특히 행정과 세제를 정비,공평한 사회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최근 중국 사회에서 이례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정치개혁 논쟁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 8월 말 "정치개혁 없이 경제적 성과를 보존할 수 없다"며 정치개혁 논쟁에 불을 붙였다. 후 주석이 말하는 포용적 성장에는 분배제도 개선은 물론 사회적 약자 보호 방안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이것을 실행하기 위해선 제도적인 보완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중국에선 최근 공산당 간부 출신의 개혁론자들이 언론자유 보장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고,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계기로 인권 개선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쉬여우위(徐友漁) 중국사회과학원 교수 등 중국의 문학비평가와 반체제 인사 120여명도 14일 류샤오보 석방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인터넷에 올렸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대대적인 반정부인사 구금 조치가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이번 17기 5중전회는 오는 18일 일부 주요 인사 내용을 발표하고 종결될 예정이다.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후 주석의 후계자로 자리를 굳혔음을 입증하는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 오를지 주목된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 17기 5中全會

중국 공산당은 1921년 창당 이후 200~300명 규모로 5년 임기의 중앙위원을 선출, 위원회를 구성해왔다. 최고 권력집단인 정치국 상무위원(현재 9명)을 선출하는 공산당의 핵심 권력기구다.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는 보통 1년에 한 번 열리며 '중전회(中全會)'로 불린다. '17기 5중전회'는 5년 임기의 17차 전국대표대회가 5번째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연다는 것을 뜻한다. 17기는 1중전회가 2007년에 열렸으나 2008년에 중전회가 두 번 개최돼 올해 5중전회가 열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