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정보기술(IT) 등 첨단산업에 반드시 필요한 희토류 등 희귀금속을 국내에서 생산하기 위해 2013년까지 울진 홍천 등 국내 미네랄존(광물 매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 11곳을 대상으로 정밀 탐사에 나선다. 희토류 최대 생산국인 중국의 수출 통제 움직임에 따른 대응책이다.

지식경제부는 15일 정부 중앙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희귀금속 확보 방안을 보고했다.

정부는 1차로 올해부터 2012년까지 울진 지역 2곳과 홍천 충주 단양 무주지역에서,2차로 내년부터 2013년까지 양양 하동 철원 언양 소연평도 지역에서 각각 희귀금속 탐사에 나선다. 희귀금속 탐사 작업은 1990년대 초와 2000년대 초 간헐적으로 진행됐으나 그때마다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탐사가 지속되지 못했다.

이길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연구원은 "희귀금속 국내 생산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라며 "국내 생산이 이뤄지지 않으면 해외에서 자원을 수입할 때 협상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 들어 희귀금속 시장이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우선 가격이 폭등세다. 디스플레이 화면을 연마하는 데 쓰이는 산화세륨의 국제 가격은 지난 1월 ㎏당 4.2달러에서 9월 36.4달러로 단숨에 766% 뛰었다. 2006년 평균가격(1.5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24배나 비싸다. 영구자석에 들어가는 디스프로슘도 연초 ㎏당 142달러 선에서 최근에는 39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희귀금속 가격 폭등세는 중국 정부가 지난해 9월 희토류에 20%의 수출 관세를 부과하고 연간 수출량을 3만5000t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하면서 불붙기 시작했다. 중국이 최근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영토 분쟁에서 '희토류 수출 금지'를 무기로 일본을 압박하면서 국제적으로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미국은 중국의 수출 통제에 맞서 1990년대 문을 닫은 희토류 광산인 '마운틴 패스'를 재가동하기로 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반면 한국의 희귀금속 확보량은 경제 규모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홍일표 한나라당 의원이 광물자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희귀금속 비축량은 1만4t으로 일본(17만9241t)의 5.6%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에 따라 국내 미네랄존 탐사와 함께 리튬 희토류 등 2~3개 희귀금속을 신(新)전략광물로 지정해 해외 자원 개발을 늘리고 희귀금속 비축량을 2016년까지 7만6000t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간 외교채널을 통해 희귀금속 분야에서 국제 공조를 높이는 동시에 중국과 자원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 희귀금속·희토류

희귀금속(rare metal)은 매장량이 매우 적고 경제적 가치가 큰 리튬 크롬 망간 인듐 등 총 35종의 광물을 지칭한다. 희토류(rare earth resources)는 희귀금속의 일종으로 란탄 계열 15원소와 스칸듐 이트륨 등 17개 원소를 뜻한다. 열을 잘 전달하고 화학적으로 안정돼 전기자동차 배터리와 액정표시장치(LCD) 등에 필수적으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