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새 총리가 "과거처럼 대규모 이민자를 계속해서 허용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고 BBC방송이 15일 보도했다. 뤼터 총리는 새 내각이 공식 출범한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그러나 "네덜란드는 앞으로도 늘 망명을 추구하는 이들에게는 문호를 개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뤼터 총리는 자유민주당(VVD) 당수로는 1918년 이후 92년 만에 총리직에 올랐다. 뤼터 총리 내각은 지난 6월9일 치러진 네덜란드 총선 이후 4개월여 만에 출범한 연립내각이다. 뤼터 총리는 취임 직후 기자회견에서 VVD-기독민주당(CDA)-자유당(PVV) '3당 연합' 합의에 따라 앞으로 이민 유입을 억제하겠다고 말했다.

공영방송 NOS 등 현지 언론은 그의 발언에 대해 종교와 피부색 등의 차별을 주장하는 극우정당 PVV 의견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중도보수 성향인 VVD와 CDA 내부에 PVV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전해 새 내각의 앞길에는 험로가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뤼터 총리는 이와 관련, "이슬람이 우리와 CDA에는 종교지만 PVV에는 정치적 이념"이라며 "견해 차가 있다"고 인정했다.

뤼터 총리를 포함한 20명의 각료는 이날 베아트릭스 여왕 앞에서 취임선서를 한 후 각기 전임자로부터 업무를 인수하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이날 공식 출범한 새 내각에서 VVD와 연립정부를 이룬 CDA의 막심 베르하겐 전 외무장관이 부총리 겸 경제 · 농업 · 혁신장관을 맡았다. VVD와 CDA가 나란히 10명씩 장관에 포진했으며,여성은 4명이고 소수인종 출신은 한 명도 내각에 참여하지 못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