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들이 다수를 차지한 서울시의회가 서울시의 대형 프로젝트인 '한강예술섬' 등 각종 개발사업에 대해 줄줄이 제동을 걸었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지난 13일 열린 서울시의 내년도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심의에서 이촌동 한강예술섬을 포함해 고척동 돔야구장,신대방동 어르신 행복타운,남산 곤돌라 등에 대한 신축 · 설치안을 모두 부결시켰다. 이로써 9384억원에 달하는 서울시의 주요 사업이 제대로 시행되기 어렵게 됐다.

◆야당의원 "빚 많은데 무슨…"

한강예술섬은 서울시가 2014년까지 6331억원을 들여 이촌동 노들섬에 9만9102㎡ 규모로 짓는 복합문화시설로 오세훈 시장의 역점사업이다. 시의회는 서울시 빚이 많은 상황에서 예술섬을 건립하는 것은 부적절하며,착공 후 사업비가 최대 1조원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점을 부결 이유로 들었다. 야당 의원들은 같은 취지로 서울시의 한강예술섬재단 관련 조례도 폐지시켰다.

시의회는 고척동에 1407억원을 투입해 서남권 돔야구장을 신축하는 안도 투자 적정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남산에 232억원을 들여 곤돌라 리프트를 설치하는 안도 자연환경 훼손과 기존 남산 케이블카와의 중복 문제를 들어 통과시키지 않았다. 시의회는 다만 서울시가 한강예술섬 사업을 위해 부지 5020㎡를 869억원에 매입하는 안은 통과시켰다. 상대적으로 소규모 사업인 망원동 차고지 매입과 경운동 노인복지센터,신월동 서부여성발전센터,양재동 · 성산동 도매물류센터,장충체육관 신 · 증축안도 가결됐다.

◆서울시 "한강예술섬 포기 못한다"

서울시는 '한강예술섬'이 오 시장의 역점사업인 만큼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사 기간을 2~3년 정도 늘려 연간 투입되는 예산을 분산시키는 안을 다음 달 시의회에 다시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초 착공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한강예술섬 사업 자체에 부정적이다. 김태희 시의회 문화관광위원회 부위원장(민주당 의원)은 "서울시 스스로 매년 500억원의 적자를 예상하는데 이를 메울 방법이 없다"며 "예산안 심의 때 한강예술섬과 관련해서는 전액 삭감하겠다는 것이 민주당 입장"이라고 말했다.

부지 매입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그는 "서울시가 국유지를 매입하는 절차와 가격 적정성 측면에서 문제가 없어 통과시켰을 뿐"이라며 '예술섬 수정안'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