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식사자이 전용면적 84㎡ 아파트는 시세가 분양가를 밑도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에서 거의 회복했다. 이 아파트는 2007년 12월 4억5000만~4억6000만원대에 분양됐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난 6월께 4억2000만~4억3000만원까지 하락했다. 추석을 전후해 조금씩 반등하다 최근 실수요자들이 찾으면서 이번 주 분양가 수준까지 올랐다.

부동산 시장에 강력하게 형성됐던 냉기가 다소 걷히고 있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상계동 보람아파트 중소형 평형은 최근 2000만~3000만원가량 올랐다.

한 달 전 3억1500만원에 거래된 전용 79㎡형은 3억3000만~3억4000만원으로,68㎡형은 2억6500만원에서 2억8000만~2억9000만원으로 반등했다. 인근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자 중소형 평형 위주로 실수요자 층이 형성돼 거래가 이뤄지면서 가격도 소폭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분양시장에서는 중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도 소화되기 시작했다. 분양대행사인 타이거하우징의 김태욱 사장은 "용인지역에선 전셋값이 오르면서 미분양 물량이 이달 들어 2배 이상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대행사 랜드비전의 이창언 사장도 "부산 대전 대구 포항 등에선 중소형 평형 미분양 물량이 없다고 보면 된다"며 "2~3년간 공급이 없던 데다 전셋값이 오르자 할인 분양하는 중소형 평형은 거의 다 팔렸다"고 전했다.

오피스텔 등 안정적인 월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수익성 상품은 꾸준히 인기다. 서희건설이 최근 청약받은 오피스텔 '강남역 서희 스타힐스'는 평균 5.32 대 1,최고 28.67 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다.

그러나 서울 개포주공,은마,잠실주공5단지 등 재건축 단지들은 추석을 전후해 1000만~3000만원 정도 반짝 반등했다 매수세가 이어지지 않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양천구 목동 등 고가 아파트 단지에서는 매수세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일선 중개업소들은 전했다.

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인 스피드뱅크의 박원갑 부사장은 "전셋값이 강세를 지속하면서 값싼 중소형 아파트나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 오피스텔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며 "그러나 중대형 평형 공급 과잉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전체 지역,전체 상품으로 온기가 퍼지려면 바닥 다지기 기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