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이 급성장하는 사이 주식옵션 시장은 퇴출 위기에 놓였다. ELW에 비해 거래비용과 편리성에서 뒤떨어져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별 주식을 기초로 하는 주식옵션 시장은 한 달 거래량이 1000건을 넘지 않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반기 주식옵션 거래량은 2400여건에 그쳤다. 2005년 도입된 ELW의 하루 거래대금이 2조6000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급팽창한 것과 대조된다. 세계 1위 규모인 국내 옵션시장의 대부분은 코스피200지수옵션에 몰려있어 불균형이 심하다는 지적이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상품특성이 비슷한 ELW로 투자자 쏠림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ELW와 비교해 편리성과 다양성 등에서 주식옵션의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식 계좌만 있으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ELW와 달리 옵션은 별도 계좌를 개설해야 거래가 가능하다. ELW가 한 주당 1000원 안팎이라면 주식옵션은 기초자산에 따라 1만원 안팎에 달해 상대적으로 비싸다. 소액 투자자라면 비슷한 레버리지를 노리면서도 적은 금액으로 참여할 수 있는 ELW가 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유동성 면에서도 주식옵션은 불리한 점이 많다. ELW는 유동성공급자(LP)가 적극적으로 호가를 제시해 투자자들이 거래하기 쉽다. 상품 다양성에서도 차이가 있다. 주식옵션 시장에서는 같은 기초자산에 대해 한 종목(한 월물에 한 행사가)만 거래되는 반면 ELW는 같은 '삼성전자 콜'을 놓고도 증권사별로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수 있어 선택폭이 넓다.

전문가들은 실제 가격구조 면에선 옵션이 유리할 때가 더 많다고 설명한다. ELW는 가격이 소액 단위인 대신 증권사의 헤지비용 등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