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을 경우,일류 기업으로 도약하느냐 아니면 그저 그런 회사로 남을 것이냐를 결정하는 것은 그 회사의 서비스 수준이라고 한다. 기업은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고,시장을 대표하는 존재가 바로 고객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기업의 수준을 반영하는 척도로 불리기도 한다. 이처럼 서비스 만족도의 중요성 높아가는 현실을 고려해 한국경제신문은 국내의 대표적인 고객만족 서비스 업체들을 선정했다.

◆선진국 입국의 척도,서비스업

경제구조가 선진화될수록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가는 경향을 보인다. 한국도 서비스업 비중은 2005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7%대에 이른다. 반면 제조업 비중은 꾸준히 줄어 27~28%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서비스업 수준은 미국,영국,프랑스 등이 76~77% 수준을 보이고 있는 데 비하면 크게 낮다. 독일 일본 등 제조업 강국들도 서비스업 비중이 70%에 육박하고 있어 한국 보다 서비스업이 크게 활발하다. 이 같은 지표는 다른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미치는 영향이 큰 서비스 산업을 제대로 육성하지 않을 경우,선진국 도약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서비스 경쟁력이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는 데다 서비스 산업이나 서비스 직종 밖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는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의 고객 서비스 부문을 성장시키고 국가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기 위해 '2010 고객만족서비스대상'을 마련했다. 고객 중심의 서비스 경영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운영하는 기업을 선정하고 시상해 사회적 모범이 되는 서비스 경영 사례를 국내외에 전파하려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다.

◆30대 서비스 선진업체 수상 영광

올해 '2010 고객만족서비스대상'에선 11개 대부문 30개 업체들이 선정되었다. 한마디로 국내 서비스 부문에서 대표적인 선진업체들이라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건설부문에서 두산건설이 2년 연속 수상이란 빼어난 실적을 올렸다. 서비스혁신 부문에서 하나SK카드가,공공부문에서 서울메트로가 고객만족 서비스 우수 업체로 각각 꼽혔다. 금융부문에선 푸르덴셜생명보험과 THE-K손해보험,농협중앙회 등 3개사가 수상했다.

교육부문에선 서울디지털대학교와 EBS,인터파크,대교눈높이교육 등 4개 회사가 고객만족 우수 기업으로 꼽혔다. 이와 함께 문화레저 부문에선 한화리조트와 신라호텔이 한국을 대표하는 서비스 우수업체로 인정받았다.

또 제약,학생복,엘리베이터,악기,식 · 음료 등으로 구성된 일반 부문에선 각 분야에서 오랫동안 명성을 쌓아온 전문 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삼성제약공업과 SK네트웍스,오티스엘리베이터,삼익악기,웅진식품 등이 수상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운수 · 통신 분야에선 렌터카 업계의 자존심 금호렌터카가 고객만족 서비스를 전사적으로 실천하는 것으로 평가됐고,SK브로드밴드와 대한항공,대한통운 등 정보통신,항공,택배의 국내 대표업체들도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유통부문에서도 각 분야 대표기업들이 우수 서비스 기업으로 뽑히면서,대표기업으로 성장한 데에는 남다른 배경과 노력이 있다는 것을 방증했다. 대형할인점 부문에선 삼성테스코가 1위를 차지했고,백화점 부문에선 롯데백화점이 가장 고객의 마음을 잘 맞춘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쇼핑몰 부문은 G마켓이,자동차 부문은 현대자동차가,편의점 부문은 GS25가,TV홈쇼핑 부문은 GSSHOP이 각각 대표 고객만족 서비스 업체들로 인정 받았다. 보안서비스 부문에선 에스원이,전기전자 부문에선 삼성전자가 서비스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어떻게 선정했나

우선 심사과정은 3단계로 나눠 진행됐고,업종별 특성을 고려해 업종별 평가를 따로 내렸다. 객관적인 소비자들의 만족수준을 살피기 위한 소비자 조사와 전문가 분석을 병행했다. 사전 리서치도 충실히 진행했고,고객 만족 서비스 지표를 개발했다. 단계별 전문가 심사를 거쳐 객관적 · 주관적 측면을 복합적으로 살폈다.

올해 수상 기업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최고경영자(CEO)가 먼저 고객을 우선적으로 생각한다는 점이 두드러졌다. 수상 기업 대부분이 기업이 가고자 하는 목적과 방향을 고객지향적으로 전개하도록 초점을 맞춰 진행했다. 이는 또 CEO들의 고객지향 마인드를 통해 보다 강력하게 구현됐다. 또 올해 수상 기업들은 고객만족 서비스를 전사적인 전략으로 인식해 지속적으로 실행했다는 특징이 있다.

심사위원장인 최성호 경기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최근 제조업의 서비스화 추세가 두드러졌고, 공공부문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며 "이제 서비스 부문에 대한 강조는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전 산업 영역에서 공통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고 평가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