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이 회장을 대상으로 차명주식과 계좌 등을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과 유선방송사업 인수로비 의혹, 편법 상속 · 증여 의혹 등을 일괄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의 어머니 이선애 태광산업 상무(82)가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진술이 나옴에 따라 이 상무도 소환키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이 회장이 케이블TV 사업 확장 로비를 위해 방송통신위원회와 청와대에 조직적으로 인맥 관리를 했다는 일부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검찰이 확보한 진술은 '이 회장 측이 방통위와 청와대에 우호적인 인사를 만들기 위해 학벌과 인맥이 좋은 직원을 통해 각종 작업을 벌였다'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지난해 3월 태광그룹 계열 티브로드 팀장이 청와대 행정관과 방통위 뉴미디어 과장을 상대로 벌인 이른바'성접대 사건'에 대한 재수사도 검토 중이다.
한편 태광그룹이 비자금을 관리한 차명계좌의 비밀번호는 '?C?C?C?C'로 모두 동일했다는 내부 고발자의 진술이 나왔다. 태광산업 전 직원 A씨는 지난 16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퇴사 5년 만인 2007년 태광산업 측이 내 명의 계좌에 돈이 있으며 금융감독원에 거래내역서를 제출해야 하니 명의자로서 협조해달라고 해 차명계좌 존재를 처음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계좌가 있는 K증권사를 찾아갔더니 2001년께 20억원가량이 입금된 계좌가 실제로 있었고 회사 측이 돈을 다 인출해 나중엔 한 푼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