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냉전시대(Cold war)’에 무기 개발을 위해 사용했던 첨단 기술이 치료 목적으로 부활하고 있다.

18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기술연구기관 ‘맨해튼 사이언티픽스’의 수석 과학자 테리 로우는 기고문을 통해 “최근 소련과 미국의 무기 개발 과학자들이 머리를 맞대 냉전시대 당시에 개발됐던 무기 제조 관련 기술을 이용해 치료 목적으로 쓰일 수 있는 슈퍼 금속을 합성하는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나노티타늄으로 불리는 이 금속은 티타늄의 장점을 그대로 보존하고 내부 구조만 변형시켰다고 로우는 설명했다.이 물질은 이식 또는 인공 보조물로 쓰이던 기존의 합금보다 훨씬 강하고 오래 유지되며 사람의 뼈에 훨씬 빨리 적응하는 장점이 있다.

나노티타늄이 처음 소개된 것은 20여년 전이다.당시 매우 강하고 단단하지만 부서지기 쉬운 단점이 있는 것이 흠으로 지적됐다.나노티타늄의 이러한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미국과 러시아 과학자 150명은 15년 전부터 연구를 거듭해 왔다.

당시는 소련이 무너진 이후 소련의 일부 무기 과학자들이 자신들의 연구 결과 등을 불법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을 때였다.미국 에너지부는 이러한 기술이 불법기관 등에 넘어가는 것을 막고 평화적인 수단으로 다시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으며 나노티타늄 개발에도 1000만~2000만달러를 지원했다.

현재 나노티타늄의 의료적인 이식은 FDA(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았으며 미국과 러시아에서 동시에 시술을 시작할 예정이다.그는 “첫 적용은 치아 이식에서 이뤄질 예정이며 조만간 팔과 다리,엉덩이 등에 적용될 나노티타늄 인공 보조물도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로우는 “한때 인간의 팔과 다리를 못쓰게 만들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 현재 사지를 다시 결합시키거나 대체하는 데 사용하게 됐다” 며 “앞으로도 이러한 의료적 목적으로만 쓰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