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누군가를 아름답게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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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가 막 시작된 무렵으로 기억한다. 흑백 영상으로 보던 TV가 선명한 컬러 영상으로 바뀌었을 때의 감동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오늘날 일반 TV방송을 고선명(HD) 화질로 보게 되었을 때 받는 느낌의 몇 배 이상 충격이었다. 그 당시 신선한 충격이 아직도 생생한데,머지않아 화면 속 등장인물들이 내 곁에서 움직이는 듯한 3D 방송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는 촉각과 냄새를 포함한 오감을 그대로 재현해내는 방송시대가 올 것이라고 하니,정보기술(IT)의 진보는 그 범위와 속도면에서 나의 상상을 벗어나는 듯하다.
TV,인터넷,모바일 폰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영상을 접하는 것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비주얼'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더 예쁘고,더 멋지고,더 젊어 보이고 싶은 것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최고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사람들은 외모를 가꾸는 데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그야말로 '비주얼'적인 경쟁력을 키우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흔히 '보톡스'라고 불리는 주름 개선 의약품 '보툴리눔 톡신'을 만드는 제약사의 경영자로서,나는 '비주얼'시대 도래에 큰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진정한 아름다움은 내면에서부터 비롯된다고 믿는 구시대 사람으로서,이런 사회현상을 보면서 조금은 씁쓸했던 것도 부인할수 없다.
사업 초기에 나는 '외면의 아름다움'과 '내면의 가치'를 마음 속에서 조화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 인류 복지에 기여하겠다는 창업의도에서 벗어나,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기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날 우연히 TV를 돌려보다가 접하게 된 한 장면이 나의 이런 갈등을 말끔히 없애주었다. 한 봉사단체가 독거 노인분들을 찾아가 돕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이었다. 이 봉사단체는 음식 제공,청소 외에도 미용봉사를 하고 있었는데,파마를 하신 한 할머니의 모습이 내 가슴에 남았다. 할머니는 파마를 마치고 본인의 모습을 연방 거울로 비춰보면서 눈물을 글썽이며 감사하다고 허리를 굽혀 인사하셨다. 할머니는 거울 속에 예쁘게 파마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젊은 날을 회상하고,행복을 느끼며 감격했던 것이다.
나는 이 모습을 보면서 먹고사는 문제와 관계없이 누군가에게 아름다움을 준다는 것이 얼마나 큰 감동이며,큰 행복을 선사하는 것인가를 깨닫게 됐다. 사람은 누구나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고,아름다운 것을 보거나 스스로 아름답다고 느낄 때 행복함과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된 것이다.
누군가를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만드는 일은 인생을 걸고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임무가 아니겠는가. 수년 전 TV에서 보았던 할머니의 미소를 되새기며 나는 오늘도 누군가를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다. 그리고 이런 내 모습이 가슴 벅차고 행복하다.
정현호 < 메디톡스 대표 jhh@medytox.com >
TV,인터넷,모바일 폰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영상을 접하는 것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비주얼'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더 예쁘고,더 멋지고,더 젊어 보이고 싶은 것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최고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사람들은 외모를 가꾸는 데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그야말로 '비주얼'적인 경쟁력을 키우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흔히 '보톡스'라고 불리는 주름 개선 의약품 '보툴리눔 톡신'을 만드는 제약사의 경영자로서,나는 '비주얼'시대 도래에 큰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진정한 아름다움은 내면에서부터 비롯된다고 믿는 구시대 사람으로서,이런 사회현상을 보면서 조금은 씁쓸했던 것도 부인할수 없다.
사업 초기에 나는 '외면의 아름다움'과 '내면의 가치'를 마음 속에서 조화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 인류 복지에 기여하겠다는 창업의도에서 벗어나,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기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날 우연히 TV를 돌려보다가 접하게 된 한 장면이 나의 이런 갈등을 말끔히 없애주었다. 한 봉사단체가 독거 노인분들을 찾아가 돕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이었다. 이 봉사단체는 음식 제공,청소 외에도 미용봉사를 하고 있었는데,파마를 하신 한 할머니의 모습이 내 가슴에 남았다. 할머니는 파마를 마치고 본인의 모습을 연방 거울로 비춰보면서 눈물을 글썽이며 감사하다고 허리를 굽혀 인사하셨다. 할머니는 거울 속에 예쁘게 파마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젊은 날을 회상하고,행복을 느끼며 감격했던 것이다.
나는 이 모습을 보면서 먹고사는 문제와 관계없이 누군가에게 아름다움을 준다는 것이 얼마나 큰 감동이며,큰 행복을 선사하는 것인가를 깨닫게 됐다. 사람은 누구나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고,아름다운 것을 보거나 스스로 아름답다고 느낄 때 행복함과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된 것이다.
누군가를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만드는 일은 인생을 걸고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임무가 아니겠는가. 수년 전 TV에서 보았던 할머니의 미소를 되새기며 나는 오늘도 누군가를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다. 그리고 이런 내 모습이 가슴 벅차고 행복하다.
정현호 < 메디톡스 대표 jhh@medytox.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