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우리은행의 비씨카드 지분 20%를 인수한 뒤 사명을 'KT비씨카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에는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KT는 우리은행이 보유한 비씨카드 지분 20%를 인수키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우리은행과 함께 금융과 통신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태스크포스(TF)팀 구성에 나섰다.

KT는 비씨카드의 브랜드 명은 '비씨카드' 그대로 하되 회사 이름은 'KT비씨카드'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KT는 올해 금호렌터카를 인수한 뒤 사명을 'KT금호렌터카'로 바꿨었다.

KT는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지분 참여는 하지 않기로 했다. KT 관계자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우리금융 민영화를 도와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는 한 사업적 측면에선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우리은행은 비씨카드 지분 매각 조건으로 우리금융 민영화에 KT가 우호적 지분 인수자로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해왔다.

두 회사는 비씨카드 임원진 구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비씨카드의 경영진은 KT 출신이 맡되 이사 등 임원을 우리은행 등 은행계 주주들이 일부 맡는 것으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TF의 경우 일반 분야와 카드 분야로 나눠 우리은행의 실무자 20여명이 각 TF에 참여키로 했다. 우리은행에선 개인금융 여신 카드 전자금융 등 은행 내 모든 분야의 실무자가 대표로 참여한다. KT 측 실무자도 참여해 전략적 제휴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및 예금 유치와 신용카드 업무 제휴 등을 논의할 것"이라며 "단순 제휴 업무뿐만 아니라 공동 경영 및 업무 협력에 대해서도 포괄적인 전략을 짤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비씨카드 지분 매각을 계기로 KT의 퇴직연금 및 각종 예금 유치,신용카드 영업 등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의 주거래은행은 국민은행이다.

현재 비씨카드의 최대주주는 보고펀드다. 하지만 KT가 비씨카드 지분 14%를 보유한 신한카드와 지분 인수를 위한 MOU를 체결한 상태여서 우리은행 지분마저 사들이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