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강관업체인 세아제강이 19일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63)은 18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국내에서 수많은 기업들이 만들어지고 사라졌지만 세아는 욕심없이 강관사업 한우물만 파 왔다"며 "개척과 도전의 50년이 지금의 기틀을 다졌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고객지향 상호협력 정도경영으로 새로운 50년을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엔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구택 포스코 상임고문,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한광희 동부제철 부회장,김영철 동국제강 사장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세아제강은 직원들로부터 소재를 공모 받아 50주년 사사(社史)를 제작했다. 앞서 50주년을 기념하는 엠블럼도 만들었다. 파이프 형태로 로고를 표현해 미래로 연결,전진해 나가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창업주 고(故) 이종덕 회장의 일대기를 만화로도 만들었다. '한국 강관산업의 선구자,이종덕'이란 제목으로 만화가 유영수 화백이 총 19편으로 만들었다.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34곡의 오페라 명곡을 담은 CD 두 장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 음반에 수록한 곡들은 국립오페라단 초대 이사장을 지낼 정도로 음악에 조예가 깊은 이운형 회장이 직접 고른 것으로 알려졌다.

세아제강은 1960년 10월19일 설립된 부산철관공업이 모태다. 당시 철강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한국에서 강관 제조업의 씨앗을 뿌렸으며,강관 생산 7년 만인 1967년 국내 처음으로 해외에 강관을 수출하기도 했다. 1971년 본사를 부산에서 서울로 이전하며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1975년엔 사명을 부산파이프로 바꿨으며 1996년 들어 현재 이름으로 회사명을 변경했다. 세아제강은 올 5월 누적 강관 생산 2000만t을 돌파했다.

2000년대 초 중국 현지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미국과 동남아에 생산 · 판매법인을 세워온 세아제강은 최근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도 본격 나섰다. 지난 4월엔 아랍에미리트(UAE)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강관공장을 착공했다. 550억원을 투자한 이 공장은 내년 3월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한다. 지난해에는 베트남에 세아스틸비나(SSVC)를 설립한 후 올초 추가 투자를 통해 현지 생산능력을 연산 7만t에서 향후 17만t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작년 11월엔 포스코,미국 US스틸 등과 합작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피츠버그에 연간 27만t 규모의 가스 및 석유 수송용 스파이럴강관 공장을 준공했다.

회사 관계자는 "북미-동남아-중동 및 북아프리카를 잇는 글로벌 공급체제를 완성해 100년 기업으로서의 기틀을 다질 방침"이라며 "앞으로도 국내외 설비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