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etter life] 참치의 놀라운 힘, 세계를 놀라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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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백과사전
48시간마다 두 스푼씩 먹고 지하에서 버텨
햇볕 못 봐 생기는 구루병ㆍ각기병 예방
오메가3 지방산 혈압 낮춰…NASA 우주식품 지정
48시간마다 두 스푼씩 먹고 지하에서 버텨
햇볕 못 봐 생기는 구루병ㆍ각기병 예방
오메가3 지방산 혈압 낮춰…NASA 우주식품 지정
지난주 남미 칠레에서 일어난 '기적'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줬다. 지난 8월5일 칠레 북부 산호세 광산 갱도 붕괴로 암석과 토사 70만t이 무너지면서 광부 33명이 지하에 갇혔을 때만 해도 이들의 생환을 믿는 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사고 발생 17일 만인 8월 22일 전원이 기적적으로 생존해 있다고 알려지면서 드라마 같은 구출작전이 진행됐다.
칠레 당국은 광부들을 구출하기 위해 특수캡슐 제작에 들어갔다. 13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시작된 구조작업에서 '피닉스'로 이름 붙은 캡슐에 실려 첫 구조자가 지상에 발을 디뎠다. 이어 계속된 생환작업을 통해 밤 9시55분께 33명 광부 전원이 지상으로 돌아오면서 칠레는 물론 전 세계가 감동에 휩싸였다. 지하 깊은 곳에서도 서로 협동하고 양보했던 그들의 감동적인 이야기와 함께 외부와 단절된 17일간 어떻게 광부들이 전원 생존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깊은 지하에서 기적의 33인에게 주어진 것은 극히 적은 식량이었다. 외신에 따르면 광구내 피난처로 대피한 광부들은 비치된 비상식량을 최소한의 양으로 나눠 배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48시간마다 쿠키 반 조각,참치 두 스푼,약간의 우유,그리고 우물에 고인 물을 나눠 먹으며 17일을 버텨 나간 것.이들은 구조작업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배급량을 책정했다고 한다.
황지희 청강문화산업대 푸드스타일리스트학과 교수는 "햇볕이 없는 좁은 곳에 여러 사람이 모여 있을 경우 높은 온도로 인한 급격한 체력저하,일광욕을 통해 생성되는 비타민D가 형성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럴 때 단백질,탄수화물,지방,칼슘 등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영양소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33명의 칠레 광부들은 적은 양이지만 참치의 단백질과 과자의 탄수화물,우유의 지방과 칼슘을 먹음으로써 3대 영양소를 모두 섭취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참치는 열량을 내면서도 살이 찌지 않아 광부들이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음과 동시에 좁은 특수캡슐에 탑승하는 데 도움을 줬을 것"이라며 "또 우유는 장기간 햇볕이 차단된 상태에서 생길 수 있는 뼈가 굽고 휘는 구루병이나 각기병을 예방하는 데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33명의 칠레 광부들이 먹었던 우유는 완전식품으로 유명하다. 또 참치는 대표적인 고단백식품으로 알려져 있는데,전체 성분 중에서 단백질 함량이 27.4%나 된다. 다른 생선류와 대비해서는 물론 돼지고기(19.7%),소고기(18.1%),닭고기(17.3%) 등 웬만한 육류보다도 단백질 함량이 높다. 반면 지방질은 2.8%로 육류에 비해 낮은 편이다.
또 참치에는 칼슘,DHA,EPA,오메가3지방산,오메가6지방산,비타민,타우린 등 인체에 유익한 성분이 골고루 들어 있다. DHA는 뇌내 인지질 조직,생식선,망막 등에 존재하는 필수 구성 성분으로 작용한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뇌세포를 구성하는 지방산의 10%를 차지한다. 이 물질이 부족하면 뇌세포를 보호하는 뇌세포막을 만들 수 없어 뇌세포가 죽고 뇌의 기능이 약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또 DHA는 기억력을 관장하는 뇌내 해마세포의 25%를 차지한다. 따라서 DHA가 부족하면 기억력,판단력,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치의 섭취는 광부들에게 단백질 등 생존에 필요한 영양소뿐 아니라 극한의 상황에서 합리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영양소도 제공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EPA를 많이 섭취하면 루푸스,당뇨병,대장암,건선 종양질환,천식 등에 효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있다. 특히 참치 등 생선류를 많이 복용하면 관절의 통증 및 부종,아침에 일어났을 때의 뻣뻣함이 개선되는 정도가 뚜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EPA가 아이코사노이드(탄소수가 20개인 다가불포화지방이면서 이중결합이 여러 개인 생체활성물질)의 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아이코사노이드는 가금류나 계란노른자 등에 많이 들어있는 아라키돈산(탄소수가 20개며 이중결합이 4개인 다가불포화지방산)이 체내에서 변형되어 만들어 진다. 여기에는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붓고 열이 나게 하는 물질,혈소판이 잘 뭉치게 하는 물질이 들어있다. 참치를 통해 섭취한 EPA역시 좁은 땅 속에서 찰과상 등을 입은 상태에서도 광부들이 건강하게 지상으로 돌아오는 데 도움을 줬을 것으로 추측된다.
오메가3지방산의 경우 지방산은 혈압을 낮추고 타우린은 심장을 튼튼하게 하는 데 효능이 있다.
칠레 광부들 같이 불편한 공간에서 오랜 시간 생활해야 하는 우주인이 참치캔을 먹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는 참치를 영양,안전성,맛 등 3가지 부문에 만점을 주고 우주식품으로 공식 선정했다. 우리 나라도 김,콩자반,장조림 등과 함께 참치 캔을 우주식으로 포함하고 있다. 일명 '미인사관학교'로 불리는 베네수엘라의 미인양성캠프에서는 저녁식사로 200g의 참치 캔을 제공한다. 몸매를 가꾸기 위해 다이어트를 할 때 부족한 단백질을 다량 섭취하기 위해서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칠레 당국은 광부들을 구출하기 위해 특수캡슐 제작에 들어갔다. 13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시작된 구조작업에서 '피닉스'로 이름 붙은 캡슐에 실려 첫 구조자가 지상에 발을 디뎠다. 이어 계속된 생환작업을 통해 밤 9시55분께 33명 광부 전원이 지상으로 돌아오면서 칠레는 물론 전 세계가 감동에 휩싸였다. 지하 깊은 곳에서도 서로 협동하고 양보했던 그들의 감동적인 이야기와 함께 외부와 단절된 17일간 어떻게 광부들이 전원 생존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깊은 지하에서 기적의 33인에게 주어진 것은 극히 적은 식량이었다. 외신에 따르면 광구내 피난처로 대피한 광부들은 비치된 비상식량을 최소한의 양으로 나눠 배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48시간마다 쿠키 반 조각,참치 두 스푼,약간의 우유,그리고 우물에 고인 물을 나눠 먹으며 17일을 버텨 나간 것.이들은 구조작업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배급량을 책정했다고 한다.
황지희 청강문화산업대 푸드스타일리스트학과 교수는 "햇볕이 없는 좁은 곳에 여러 사람이 모여 있을 경우 높은 온도로 인한 급격한 체력저하,일광욕을 통해 생성되는 비타민D가 형성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럴 때 단백질,탄수화물,지방,칼슘 등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영양소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33명의 칠레 광부들은 적은 양이지만 참치의 단백질과 과자의 탄수화물,우유의 지방과 칼슘을 먹음으로써 3대 영양소를 모두 섭취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참치는 열량을 내면서도 살이 찌지 않아 광부들이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음과 동시에 좁은 특수캡슐에 탑승하는 데 도움을 줬을 것"이라며 "또 우유는 장기간 햇볕이 차단된 상태에서 생길 수 있는 뼈가 굽고 휘는 구루병이나 각기병을 예방하는 데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33명의 칠레 광부들이 먹었던 우유는 완전식품으로 유명하다. 또 참치는 대표적인 고단백식품으로 알려져 있는데,전체 성분 중에서 단백질 함량이 27.4%나 된다. 다른 생선류와 대비해서는 물론 돼지고기(19.7%),소고기(18.1%),닭고기(17.3%) 등 웬만한 육류보다도 단백질 함량이 높다. 반면 지방질은 2.8%로 육류에 비해 낮은 편이다.
또 참치에는 칼슘,DHA,EPA,오메가3지방산,오메가6지방산,비타민,타우린 등 인체에 유익한 성분이 골고루 들어 있다. DHA는 뇌내 인지질 조직,생식선,망막 등에 존재하는 필수 구성 성분으로 작용한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뇌세포를 구성하는 지방산의 10%를 차지한다. 이 물질이 부족하면 뇌세포를 보호하는 뇌세포막을 만들 수 없어 뇌세포가 죽고 뇌의 기능이 약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또 DHA는 기억력을 관장하는 뇌내 해마세포의 25%를 차지한다. 따라서 DHA가 부족하면 기억력,판단력,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치의 섭취는 광부들에게 단백질 등 생존에 필요한 영양소뿐 아니라 극한의 상황에서 합리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영양소도 제공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EPA를 많이 섭취하면 루푸스,당뇨병,대장암,건선 종양질환,천식 등에 효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있다. 특히 참치 등 생선류를 많이 복용하면 관절의 통증 및 부종,아침에 일어났을 때의 뻣뻣함이 개선되는 정도가 뚜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EPA가 아이코사노이드(탄소수가 20개인 다가불포화지방이면서 이중결합이 여러 개인 생체활성물질)의 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아이코사노이드는 가금류나 계란노른자 등에 많이 들어있는 아라키돈산(탄소수가 20개며 이중결합이 4개인 다가불포화지방산)이 체내에서 변형되어 만들어 진다. 여기에는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붓고 열이 나게 하는 물질,혈소판이 잘 뭉치게 하는 물질이 들어있다. 참치를 통해 섭취한 EPA역시 좁은 땅 속에서 찰과상 등을 입은 상태에서도 광부들이 건강하게 지상으로 돌아오는 데 도움을 줬을 것으로 추측된다.
오메가3지방산의 경우 지방산은 혈압을 낮추고 타우린은 심장을 튼튼하게 하는 데 효능이 있다.
칠레 광부들 같이 불편한 공간에서 오랜 시간 생활해야 하는 우주인이 참치캔을 먹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는 참치를 영양,안전성,맛 등 3가지 부문에 만점을 주고 우주식품으로 공식 선정했다. 우리 나라도 김,콩자반,장조림 등과 함께 참치 캔을 우주식으로 포함하고 있다. 일명 '미인사관학교'로 불리는 베네수엘라의 미인양성캠프에서는 저녁식사로 200g의 참치 캔을 제공한다. 몸매를 가꾸기 위해 다이어트를 할 때 부족한 단백질을 다량 섭취하기 위해서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